200kg급 초대형 물고기 5일간 추적... 동해 바다서 최근 벌어진 낚시 (영상)

2025-08-1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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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km 질주하며 참치 낚시' 여정 담은 유튜브 영상 화제

참치떼 보일링 모습. / '낚시해듀오' 유튜브
참치떼 보일링 모습. / '낚시해듀오' 유튜브

"우와, 히트! 스톱. 버텨 버텨 버텨! 잡아줘. 잡아줘!" 동해 한복판에서 터져 나온 긴박한 외침.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거대한 물고기의 실루엣. 유튜브 채널 '낚시해듀오'가 11일 공개한 영상 속 장면은 마치 바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생생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낚시해듀오’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5일간 동해에서 약 1250km를 이동하며 200kg급 초대형 참치를 낚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이는 지난달 9일 첫 참치 출조에 이어 두 번째 시도였다.

영상 제작자들은 "막 자리를 잡고 있는 대한민국 낚시의 새로운 장르인 만큼 조금이라도 더 현장감 있고 생생한 영상을 구독자들께 보여주고 싶어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을 쏟았다"고 밝혔다.

참치 낚시는 하루하루가 다른 예측 불가능한 낚시다. 영상에는 "참치 낚시는 놀랍도록 하루하루가 다른 낚시다. 도박과 같은 출조를 지속한다는 것만으로 이것은 한 장르의 개척을 의미하기도 한다"라는 내레이션이 담겼다.

첫 번째 출조였던 지난달 25일은 조용히 마무리됐다. 냉수대가 들어와 수온이 떨어진 탓인지 참치들은 전부 깊은 바닷속으로 숨어 버린 것 같았다. 8월 1일까지 3일 연속 출조가 예정됐고 그 이후로는 기약이 없어 남은 기간에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했다. 하지만 7월 30일과 31일 출조에서도 참치는 끝내 찾을 수 없었다. 돌고래 보일링(물고기들이 수면 근처에서 급강하·급상승하거나 빠르게 이동하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만 두 차례 발견될 뿐이었다.

마지막 기회였던 지난 1일 새벽 출조진은 그 어느 때보다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하루 평균 약 250km를 달리며 참치를 찾아나선 지 4일째. 영상에 담지 못한 날들까지 포함하면 약 한 달의 시간을 참치 출조에 쏟아부었다.

오전 시간이 지나면서 물고기가 지나다니는 듯한 물결에 잠시 배를 멈췄다. 곧 참치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오자마자 숨은 거 보니까 참치 맞나 보다"라는 대화가 오갔다.

배의 평속은 18노트였지만 참치를 발견하자 28노트까지 속력을 올렸다. "와 엄청 빠르네. 오 튀네"라는 탄성과 함께 첫 바이트를 받았으나 이내 놓치고 말았다.

계속해서 참치 무리를 쫓아가던 중 드디어 커다란 무리의 보일링이 발견됐다. 마침내 참치가 두 마리가 미끼를 물었다. "미쳤는데. 미쳤다 미쳤다"라는 외침과 함께 본격적인 파이팅이 시작됐다.

참치 두 마리가 미끼를 물었다. 이들을 네 시간 동안 참치와 파이팅해야 했다. / '낚시해듀오' 유튜브
참치 두 마리가 미끼를 물었다. 이들을 네 시간 동안 참치와 파이팅해야 했다. / '낚시해듀오' 유튜브

150m를 질주하는 참치를 상대로 12호 합사를 300m까지 감을 수 있는 2만5000~3만번대 릴이 필수였다. 참치가 언젠가 멈출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드랙(릴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잠그거나 펌핑(물고기를 수면 가까이 끌어올리기 위해 낚시꾼이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라인을 당기는 기술)을 하지 않고 퍼스트런(참치가 바늘에 걸린 직후 본능적으로 도주하며 물속에서 급격히 방향을 틀거나 빠르게 헤엄치는 초기 저항 단계)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참치 낚시는 상당한 팀플레이를 요하는 장르다. 동시에 여러 명이 히트하더라도 일부 인원은 랜딩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참치 한 마리를 랜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두 시간이다.

퍼스트런 때는 드랙을 12~15kg 정도로 두고 참치가 끌려 올라옴에 따라 드랙을 조금씩 조여줘야 한다. 구슬땀이 미친 듯이 흐르고 온몸에 힘이 점점 빠져가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참치와 파이팅하는 모습. / '낚시해듀오' 유튜브
참치와 파이팅하는 모습. / '낚시해듀오' 유튜브

파이팅 시간이 한 시간이 지나자 참치도 제법 지쳤는지 수면 가까이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현상을 '데드서클'이라고 부른다. 참치가 체력이 바닥난 상태로 일정 반경에 원을 그리며 배 주위를 도는 상태다.

이때부터는 남은 한 시간 동안 순전히 힘을 통한 제압으로 참치의 머리를 배쪽으로 돌리거나 펌핑과 릴링의 반복을 통해 원형 궤도를 좁혀 나가야 한다. 안 그러면 참치는 이내 다시 체력을 회복해 원거리로 돌진할 수 있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참치 이빨에 지속적으로 쇼크리더(메인 라인과 훅/루어를 연결하는 강한 카본 줄)가 쓸리면서 결국 끊어져 버렸다. 남은 한 마리도 네 시간에 가까운 파이팅 끝에 떠 있던 부유물과 걸린 까닭에 랜딩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결국 선장이 직접 채비를 끊어내며 하루 출조가 마무리됐다.

예정대로라면 이렇게 마무리될 참치 낚시 일정이 선장의 결정으로 지난 2일까지 하루 더 연장됐지만 이날 역시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결국 참치를 낚는 데 실패한 셈이다.

제작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을 할애하는 데 비해 (포획) 확률이 낮기에 구독자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그림이 한정적인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도 참치 영상을 들고 온다면 그 영상은 랜딩에 성공한 순간을 담은 영상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참치와 파이팅하는 모습. / '낚시해듀오' 유튜브
참치와 파이팅하는 모습. / '낚시해듀오' 유튜브

영상 마지막에는 국내에서 최대 사이즈인 140kg짜리 참치를 올린 이영수 선장의 랜딩 영상이 특별히 공개됐다.

최근 한국 바다에선 참치가 많이 잡히고 있다. 지난달 경북 동해안에서 무게 100kg이 넘는 대형 참다랑어 1300여 마리가 무더기로 잡혀 화제가 됐다. 동해안에서 대형 참치가 한꺼번에 어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조사에 따르면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약 섭씨 2도 정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잘 잡히지 않던 대형 참치까지 최근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했다.

참치 어획량은 급증하는 데 반해 어획 쿼터는 제자리걸음이어서 한때 '바다의 로또'로도 불렸던 참다랑어가 애물단지 신세가 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5일간 동해에서 약 1250km를 이동하며 200kg급 초대형 참치를 낚기 위한 도전에 나선 이들이 공개한 영상. / '낚시해듀오'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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