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우여곡절 끝에 쓸쓸히 퇴장한 19금 웹툰 원작 '한국 드라마'

2025-08-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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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 전부터 화제성 휩쓸었으나 시청자 혹평 쏟아져
방영 4주 내내 작품 안팎으로 여러 사건·사고 일어나

방영 내내 여러 논란을 낳았던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이 시청률 2.3%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가운데 시청자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아이쇼핑' 마지막 회 속 한 장면 /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지난 12일 방송된 '아이쇼핑' 마지막 회 속 한 장면 /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지난 12일 방송된 드라마 '아이쇼핑' 최종회 8회에서는 김세희(염정아)의 충격적인 악행이 비극적인 결말로 치달으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은 전국 기준 2.3%로, 전 회차 통틀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갈피를 못 잡겠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으며 일부는 "염정아가 멱살 잡고 끌어올린 드라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김세희는 불법조직에서 입양한 아이들을 환불하려는 부모들을 불러 모아 총을 꺼내 들고 아이를 직접 죽이라고 강요했다. 반발하는 부모들에게는 조직원들이 총을 겨눴고 김세희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겁먹지 말아라. 오늘 이 지저분한 일을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우린 이제 다 같이 한 배를 탄 거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자신도 아이를 죽이겠다고 섬뜩하게 선언했다. 이에 은조의 부모가 강하게 반발하자 조직원이 은조의 목에 칼을 겨눴다.

한편 김세희의 딸 아현(김지안)은 입양을 준비 중인 영부인 여사(한수연)를 찾아가 임신 사실이 거짓이었음을 밝히며 김세희가 자신의 난자로 아이를 만들 생각이 없고 본인의 난자로만 뛰어난 아이들을 생산해 왔다고 폭로했다.

수많은 대리모를 이용해 아이를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을 거쳐 자신도 그렇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사실을 들은 영부인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이어 김세희는 환불을 신청한 부모와 아이들에게 충격적인 살인 게임을 강요했다. 부모들이 총구를 자식에게 겨누자 겁에 질린 아이들은 도망쳤고 부모들은 그들을 향해 총을 쏴서 죽이고 살아남는 게임이었다.

이를 막으려던 김아현(원진아)에게 은조 엄마는 아현을 죽이면 은조를 살려준다는 말을 듣고 총을 겨눴지만 김세희는 약속을 어기고 은조를 죽이려 했다. 은조 엄마는 딸을 살리기 위해 대신 총을 맞았다.

혼란 속에 김세희는 아현을 잡으라고 명령했고 조직원들과 아이들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소미(이나은)와 아이들은 위험에 처했고 김아현이 폭주하자 김세희는 우태식(최영준)과 아이들을 인질로 삼았다.

결국 아현은 싸움을 멈추고 김세희 앞에 앉았고, 그 순간 경찰이 들이닥쳤다.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정현(김진영)은 김세희를 향해 "대표님, 이제 절 버리셔도 된다"라고 외친 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김세희는 그 틈을 타 도망쳤다. 곧바로 영부인에게 전화를 건 김세희는 상황이 꼬였다고 했으나 영부인은 "입 다물고 죽어라. 그럼 검거 안 될 거 아니냐"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김세희는 과거 엄마에게 버려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 채 연구소로 향했다. 그곳에 나타난 아현은 "당신은 그냥 당신을 닮은 또 다른 아이를 만들어 낼 뿐이다. 당신이 말한 완벽한 존재라는 거 결국 당신이 아닌 사람이다. 당신이랑은 다르게 제대로 된 부모에게 태어나 사랑 듬뿍 받고 자라서 눈부시게 빛나는 사람. 당신에게 썩은 내가 진동을 한다"라며 총을 쐈지만, 총알은 김세희 뒤 유리에 맞았다. 아현은 "사랑해 엄마"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고 김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네티즌들은 "염정아가 멱살 잡고 끌어올린 드라마", "뒤로 갈수록 재미없어서 안 봤더니.. 역시나였구만", "첫 회만 그럴싸하게 시작했지만 갈수록 마지막 회까지 내용 전개며 액션도 너무 흐지부지한 느낌", "이게 무슨.. 뭘 말하고 싶었던 건가?", "참.. 어이가 없다" 등 아쉽다는 반응을 남겼다.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아이쇼핑'은 양부모에게 버려진 뒤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이들의 처절한 생존과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누적 조회수 5100만 회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은 웹툰 '아이쇼핑'은 2017년 SPP 국제 콘텐츠 마켓에서 최고 창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원작은 마약, 아동 학대, 극단적 폭력 등의 소재로 인해 19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됐으나, 드라마는 더 많은 시청자층에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15세 이상 시청가로 제작됐다.

19금 웹툰 원작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던 '아이쇼핑'은 4주 내내 여러 논란에 시달렸다. 주연 염정아가 tvN 월화드라마 '첫, 사랑을 위하여'와 겹치기 출연을 한다는 논란부터 방송인에서 배우로 처음 도전한 김진영(덱스)의 발연기 논란, 고(故) 송영규의 음주운전 논란, OTT 초유의 사태였던 최종화 스포 논란까지 이어지며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아이를 불법 입양한 뒤 파양하고 살해까지 한다는 내용이 과하게 선정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이쇼핑' 공식 포스터 /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아이쇼핑' 공식 포스터 /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 "배우는 편성에 어떤 권한도 없어 받아들여야"

염정아가 주연인 '아이쇼핑'은 지난달 21일, '첫, 사랑을 위하여'는 지난 4일 각각 처음 방송을 시작했다. 당연히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둘 다 월화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방영 시기만 같아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방송 요일까지 같아 아쉬움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염정아는 제작발표회에서 "'아이쇼핑'은 작년에 촬영이 마무리됐다. '첫, 사랑을 위하여'는 아직 촬영 중이다. 배우는 편성에 어떤 권한도 없어서 받아들여야 한다. 완전히 다른 장르, 캐릭터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두 작품 모두 애정 가지고 있으니 사랑해 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방송인에서 배우로 발돋움한 덱스의 첫 정극 도전

덱스의 연기도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UDT 출신답게 액션 신에서는 탄탄한 체력과 순발력이 빛을 발했지만 정극의 특성상 감정 연기가 아쉬움을 자아냈다. 대사량은 많지 않았지만 내면에 상처가 많은 인물이기 때문에 섬세한 연기가 요구됐는데 그 부분이 충족되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과 초점 없는 눈빛, 무심한 걸음걸이 등이 인물과 맞아떨어진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연기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 같아 몰입감을 해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 음주운전

방송 첫 주가 채 지나기 전에는 고(故) 송영규의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6월 19일 오후 11시께 용인 기흥구에서 처인구까지 약 5km를 음주 운전한 혐의로 수원지검에 불송치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촬영과 편집이 이미 완료된 데다 송영규가 맡았던 목사 윤세훈의 극 중 비중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제작진은 고심 끝에 "완전히 편집하기는 어렵지만 극의 흐름과 시청 이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편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 4일 그의 부고가 전해졌다. 고인은 경기 용인 한 주택단지 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OTT 초유의 최종화 스포 사고

여기서 끝이면 좋았겠지만 지난 5일 최종화가 스포되는 사태가 터졌다. ENA에서 6회가 방송된 이후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당일 방송분의 VOD가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6회가 아닌 8회가 잘못 올라간 것이다. 해당 영상은 20분 만에 삭제됐다.

이에 티빙 측은 "5일 티빙에서 공개된 '아이쇼핑' 영상 송출 과정에서 메타 매칭 오류로 인해 6화 대신 8화가 일시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라며 "시청에 혼선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런 잇따른 사건사고 속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린 '아이쇼핑'은 결국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완주를 끝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작품이 전하려던 메시지보다 방영 중 일어난 사건사고가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더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아이쇼핑'이 시청자 사이에서 두고두고 작품성으로 회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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