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물난리인데… '최악 가뭄'에 수도꼭지 뽑고 화장실 폐쇄한 이곳
2025-08-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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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강릉시 가뭄 단계 '경계'로 격상

전국이 집중호우로 번갈아 물난리를 겪는 와중에 강원도 강릉시는 유독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타지역과 달리 비가 유난히 적게 온 데다 취수원이 제한된 지형적 특성 등이 작용한 탓이다.
14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을 보면 강릉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균 32.3% 수준이다.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역대 최저인 24.3%를 보이고 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지역 전체 생활용수의 87%(급수 인구 18만 명)를 공급한다.
향호저수지(21.8%), 신왕저수지(29.4%) 등도 모두 바닥권이어서 생활·농업용수 모두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부는 전날 강릉시 가뭄 단계를 ‘경계’로 격상했다.
이처럼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올해 강릉지역에 ‘마른장마’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7~8월 전국 각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물난리를 겪은 데 반해 강릉 등 동해안 지역은 장마철에도 강수량이 극히 적었다. 오봉저수지 인근의 최근 6개월 강수량이 371.6㎜로 평년 대비 54.9% 수준이다. 전날과 이날 내린 비도 가뭄 해소엔 턱없이 부족하다.
동해안 주변 하천의 지형적 특성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하천의 경사가 급하고, 강폭도 좁은 탓에 비가 와도 금세 동해로 물이 흘러 나간다.

가뭄 단계가 '경계'로 격상되면서 강릉시는 생활용수 공급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등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공공수영장 3곳은 지난달부터 운영을 중단했고, 해수욕장 세족장 수도꼭지의 손잡이는 아예 뽑았다.
강릉 도심의 공공 화장실은 지난달부터 주 3일만 문을 열고, 나머지 날은 문을 닫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고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차량 급수를 시행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