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그만 줘요” 할 때까지 자연산 회 무한리필... 가격도 정말 착하다
2025-08-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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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딱 세 시간만 운영한다는 내나로도 무한리필 횟집

바다가 내어주는 그 날의 선물을 그대로 상에 올린다. 수족관도 없고, 미리 준비해둔 횟감도 없다. 오직 그날 그물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생선만으로 손님을 맞는 곳이 있다. 전남 고흥과 여수 일대 섬에서 펼쳐지는 이런 풍경이 EBS '한국기행 - 맛있으니 섬이다' 3부 '이때를 기다린 맛' 편을 통해 13일 소개됐다.
남아공 출신 김앤디씨가 한국의 여름 제철 맛을 찾아 떠난 이번 여행에서는 두 곳의 특별한 섬 맛집이 소개됐다. 첫 번째는 전남 고흥과 연육교로 연결된 내나로도의 무한리필 횟집이었다.
내나로도의 한 마을에 위치한 이 횟집은 하루 딱 세 시간 점심시간에만 문을 연다. 정권식-황경숙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수족관이 없다는 점이다. 부부는 매일 새벽 5시부터 바다로 나가 그날 잡은 생선만을 회로 내어준다.
황경숙씨는 "그날 그날 예약된 손님 고기 준비하고 나머지는 다 판매하기 때문에 수족관이 필요 없다"며 "여기에서 잡고 여기에서 먹는 것이 우리 집의 특기"라고 설명했다.
부부가 사용하는 어법은 '이각망'이라는 전통 방식이다. 조류가 센 바닷길에 그물을 설치한 후 조류를 따라 들어온 물고기를 가둬 잡는 방법이다. 이날도 민어, 병어, 방어, 가오리, 서대, 준치 등 다양한 어종이 그물에 걸렸다.
민어는 몸길이가 1m에 달하는 대형 어종으로 살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병어는 몸이 둥글고 납작한 모양이 특징이다. 여름철 대표적인 횟감으로 인기가 높다. 방어는 등푸른 생선의 대표격으로 기름기가 적당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서대는 가자미목 어류로 몸이 매우 납작하고 눈이 한쪽에 몰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준치는 청어과 물고기로 가시가 많지만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줄돔은 돔류 중에서도 가격이 비싼 고급 어종이다.
이 횟집의 가장 큰 매력은 3만5000원으로 즐기는 무한리필 자연산 회다. 손님이 "그만 달라"고 할 때까지 계속해서 회를 내어준다. 오징어, 전어, 장어, 방어, 돌돔까지 물고기 종류에 상관없이 진짜 그만 달라고 할 때까지 무제한으로 퍼준다.
김앤디씨는 "매일같이 종류가 다르니까 항상 같은 게 아니고 다양한 생선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호사"라며 "이런 걸 어디 가서 또 맛보겠느냐"고 감탄했다.
17년째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황경숙씨는 "바다가 고생한 만큼 보답해주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자식들 대학 보내고 키워낸 것도 모두 바다 덕분"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소개된 곳은 전남 여수 돌산도의 갯장어 샤부샤부 전문점이었다. 1984년 돌산대교로 연결돼 이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 된 돌산도에는 여름철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보양식이 있다.
갯장어는 바닷장어로 불리며 붕장어와 달리 몸통이 길고 뾰족하며 맹수의 이빨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으로 전량 수출되던 1등급 특산물이었다. 여름철 대장어는 뼈가 연해지고 육질이 쫄깃해져서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김동은씨가 운영하는 이 식당에서는 살아있는 싱싱한 갯장어를 직접 손질해 샤부샤부로 내어준다. 갯장어 손질의 핵심은 껍질과 살 사이에 있는 가시를 제거하는 것이다. 껍데기는 자르지 않고 가시까지만 자르는 것이 포인트다.
김동은씨는 "이게 굉장히 비싸고 잘못 손질하면 버려야 되니까 연습이 필요하다"며 "밀가루 반죽을 펼쳐놓고 안 끊어지게 써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갯장어 샤부샤부는 너무 오래 익히면 살이 부석부석해지기 때문에 살짝만 데쳐 먹는 것이 좋다. 김앤디씨는 "장어가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입에서 녹아 없어진다"며 "여수 남해 이쪽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라고 평가했다.
두 곳 모두 예약이 필수다. 내나로도 횟집은 그날 잡은 고기로만 장사를 하기에 예약 없이 가면 먹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돌산도 갯장어집도 여름철이면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EBS '한국기행 - 맛있으니 섬이다'는 매주 화~금요일 오후 7시 5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