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이동진이 별점 5점 만점 줘버린 '최신 19금 영화' 정체

2025-08-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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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자비와 야단스런 욕망의 동치가 비범하게 작동하는 그 축축한 세계.'

유명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별점 5점 만점을 준 최신 영화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미세리코르디아' 예고편 중 장면. / 유튜브 '영화가 좋아MnMFilm'
'미세리코르디아' 예고편 중 장면. / 유튜브 '영화가 좋아MnMFilm'

바로 지난달 16일 개봉한 프랑스 감독 알랭 기로디의 신작 '미세리코르디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국내 개봉 이후 독립예술 영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동진이 이 작품에 별점 5점 만점을 부여하며 "숭고한 자비와 야단스런 욕망의 동치가 비범하게 작동하는 그 축축한 세계"라는 극찬을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같은 시기 개봉한 '좀비딸'이 2.5점, '전지적 독자 시점'이 2점,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 2.5점, '킹 오브 킹스'가 2.5점, 'F1 더 무비'가 3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미세리코르디아'에 대한 평가는 단연 압도적이다.

이 작품은 블랙 코미디와 심리 스릴러, 범죄 드라마 장르를 결합한 독창적인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감독 알랭 기로디는 인간의 욕망과 자비, 도덕과 죄 경계가 어떻게 뒤섞이고 무너지는지를 집요하게 탐구한다. 영화 러닝타임은 104분이며,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이 합작해 제작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19금 등급을 받은 이유는 노골적인 성적 묘사와 폭력성, 인간 욕망 등에 대한 거침없는 묘사 때문이다.

'미세리코르디아' 포스터 1. / M&M 제공
'미세리코르디아' 포스터 1. / M&M 제공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생 마르시알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제레미(펠릭스 키실)는 오래전 함께 일했던 제빵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그곳에서 그는 제빵사의 미망인 마르틴 부샤르(카트린 프로)와 며칠 동안 함께 지내게 된다. 그러나 평온할 것 같았던 이 방문은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실종 사건과 함께 어둡게 변하기 시작한다. 제레미를 경계하는 옛 친구 뱅상(장 밥티스트 뒤랑)이 나타나면서 긴장감은 높아지고, 신비롭고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이는 신부(자크 드블레)까지 그의 주변을 서성인다.

이야기는 제레미가 우발적으로 뱅상을 살해하게 되면서 급격하게 전환된다. 그는 시신을 은폐하지만 마을을 떠나지 않고 남아, 미망인과 신부, 그리고 다른 마을 사람들과 기묘한 관계를 이어간다. 특히 신부가 제레미의 범행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고 은폐에 협조하는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자비라는 이름 아래 도덕적 판단을 유보하고, 심지어 범죄를 외면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관객에게 불편함과 동시에 묘한 매혹을 안긴다.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 M&M 제공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 M&M 제공

'미세리코르디아'라는 제목은 프랑스어로 '자비'를 뜻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용서가 아니다. 감독은 이를 모든 도덕적 기준을 뛰어넘는 공감과 이해로 확장하며, 관객이 스스로 그 경계에 대해 질문하도록 만든다. 작품 전반에는 기로디 특유의 블랙 코미디 감각이 녹아 있어, 살인과 은폐, 욕망이 얽힌 긴장된 장면 속에서도 기묘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이 영화는 제77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공개되어 세계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프랑스 영화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이 작품을 지난해 최고의 영화 1위로 선정했고, 아리 애스터, 파얄 카파디아, 봉준호 등 세계적 감독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독립예술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개봉 한 달여 만에 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의 미학적 특징 중 하나는 인물 간 관계 설정이다. 감독은 제레미와 미망인, 신부 사이의 삼각 관계에 가까운 미묘한 긴장감을 그려내며, 여기에 살인 피해자의 부재가 남긴 공허함과 의문을 끊임없이 배치한다. 마을이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는 점점 더 비틀리고, 욕망은 은밀하게 드러난다. 제레미 시선에서 보는 세상은 관객에게도 불안정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로 몰아넣는다.

'미세리코르디아' 포스터 2. / M&M 제공
'미세리코르디아' 포스터 2. / M&M 제공

블랙 코미디 장르적 요소는 인물들 대사와 상황 연출에서 극대화된다. 신부가 살인을 덮는 장면은 도덕적 충격과 동시에 어처구니없는 유머를 품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의 무심한 태도는 범죄와 일상, 윤리와 무관심 경계를 허문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결국 영화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각인시킨다.

‘미세리코르디아’는 한마디로, 욕망과 자비라는 상반된 가치가 어떻게 한 사람의 내면에서 공존하며 때로는 서로를 정당화하는지를 깊이 탐구한 영화다. 범죄와 은폐, 도덕과 위선, 그리고 이해와 공감이 뒤섞인 축축하고 불온한 세계를 그리면서, 관객이 끝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이동진이 만점을 부여한 이유는 단순히 완성도나 연출 기법 때문이 아니라,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그만큼 묵직하고 오래 남기 때문일 것이다.

신작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 M&M 제공
신작 '미세리코르디아' 스틸컷. / M&M 제공

결국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도, 단순한 예술 영화도 아니다. 그것은 관객이 스스로의 욕망과 도덕을 마주하게 만드는, 그 경계를 시험하게 하는 일종의 심리적 실험에 가깝다. 그렇기에 '미세리코르디아'는 관객에게 불편함과 동시에 강렬한 매혹을 남기는 작품으로,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성인 영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을 내건 국내 상영관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철학적 주제의식과 독창적 연출을 즐기는 관객에게는 놓칠 수 없는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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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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