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온 외국인들이 진짜 신기하게 여긴다는 '한국의 여름 냄새'

2025-08-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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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0.006%만이 갖고 있다는 이 유전자

AI 툴로 만든 이미지.
AI 툴로 만든 이미지.

한국의 여름은 신기하다. 아프리카 사람들조차 버거워할 정도로 살벌하게 덥다는 점에서 그렇고, 사람들이 그렇게 땀을 많이 흘려도 체취가 적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해외 커뮤니티엔 한국의 여름 거리를 다니면 땀이 쏟아지는데도 사람들에게서 냄새가 거의 안 난다며 감탄하는 반응이 많이 올라온다.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0.006%만이 땀 체취를 유발하는 ABCC11 유전자를 갖고 있다.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의 주요 원인인 이 유전자는 땀을 분비하는 단백질을 조절한다. 유럽인들은 2%만 이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지만 동아시아인 대부분과 거의 모든 한국인은 이 유전자가 없는 까닭에 체취가 적다.

라이브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브리스톨 대학 유전 병리학자는 “ABCC11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겨드랑이 냄새의 유발 여부를 결정하는 단일 요소”라고 밝혔다. 이 유전자가 없으면 귀지가 건성으로 나오고 땀에 섞이는 특정 화학 물질이 적어 세균 번식이 억제된다. 결과적으로 몸에서 나는 냄새가 줄어든다.

예일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ALFRED(Allele Frequency Database: 유전자 빈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해당 연구는 한국인이 무취 유전자 소지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결론을 내렸다. 외국인들은 이 점에 주목하며 “한국의 여름 지하철은 런던이나 도쿄보다 훨씬 덜 냄새 난다”고 입을 모은다.

레딧에서 외국인들은 한국 여름의 ‘무취’ 현상에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한 사용자는 “서울 지하철은 영국 지하철보다 100배 즐겁다. 냄새가 거의 안 난다”고 했고, 또 다른 이는 “무더운 여름날 한국 지하철에서 냄새가 안 나는 게 부럽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10시간 노동 후에도 룸메이트에게서 땀 냄새가 안 났다. 데오도란트도 안 쓰는데 부럽다”는 경험담도 있다.

한국의 지하철 내부 풍경. / 뉴스1 자료사진
한국의 지하철 내부 풍경. / 뉴스1 자료사진

물론 반박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런 반박은 한국인들에게서 더 많이 나온다. 한국인들은 “여름에 학생들 체육 수업 후 교실은 끔찍하다”, “운동 후 2시간 뒤 겨드랑이와 몸에서 냄새가 난다. 한국인도 데오도란트를 쓴다” 등의 반응이 한국인 인터넷 사용자들에게서 나온다.

그런 체취조차도 부러운 수준인지 한국인 남자 친구나 한국인 아내에게서 체취가 거의 안 난다는 반응, 체취가 심하지 않은 까닭에 한국에서 사는 데오드란트의 향이 약한 것 같다는 반응이 외국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일부 한국인은 “냄새가 나는 사람들은 호랑이가 물어가 유전자를 못 남겼다”, “미국 할머니가 내 살냄새를 향수로 착각했다” 등의 유머를 공유하기도 한다.

과학적으로 ABCC11 유전자는 아포크린 땀샘 수를 조절한다. 이 샘이 적으면 체취 전구 물질이 줄어 세균 번식이 억제된다. 하지만 모든 한국인이 완전 무취는 아니다. 겨드랑이 체취가 상대적으로 덜 날 뿐 발 냄새나 머리 냄새는 한국인들도 피하지 못하는 냄새다.

혼혈 사용자가 말하는 유전자 변이는 흥미롭다. 한 혼혈 네티즌은 레딧에서 “왼쪽 겨드랑이에서만 냄새가 난다. 평생 그랬다”고 했다. “한국 엄마에게서 건성 귀지를, 미국 아빠에게서 체취를 물려받았다”고 말한 네티즌도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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