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미쳤다” 광복절 단 하루…750만 레전드 ‘한국 영화’ 안방 상륙

2025-08-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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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광복 80주년 특집 독립운동 발자취 특별 방송
2016년 개봉해 750만 관객 동원한 레전드 한국 영화

EBS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되짚는 특별 방송을 마련했다. 그중에서도 누적 관객 수 750만 명을 기록한 흥행 대작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바로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이다. 이 작품은 15일 오후 2시 30분, 광복절 특집으로 전파를 탄다.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밀정’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무장 독립운동 단체 의열단과 이를 추적하는 일본 경찰 사이의 치열한 두뇌 싸움과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해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개봉 당시 평점 8.57점, 7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 숨 막히는 시대극, 팽팽한 두 남자의 심리전

영화는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이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면서 시작된다.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숨긴 채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어느 순간 서로를 이용하려는 팽팽한 긴장 속으로 빠져든다.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려 하고, 일본 경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뒤를 쫓는다. 국경을 넘어 경성으로 향하는 폭탄 실린 열차 위에서 벌어지는 추격과 암투는 관객의 숨을 조이게 만든다.

송강호와 공유의 연기 호흡은 영화의 백미다. 임무를 위해 접근했지만 점차 복잡해지는 감정과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진영을 초월한 인간적인 교감을 그려낸다. 송강호는 냉철함과 흔들림 사이를 오가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고, 공유는 첫 시대극 도전임에도 절제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 실제 사건 ‘황옥 경부 폭탄 사건’ 모티브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밀정’은 1923년 실존했던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극화했다. 황옥은 당시 의열단의 폭탄 반입을 도왔다가 체포됐고, 재판에서 “의열단 검거를 위한 비밀작전이었다”고 증언해 큰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학계에서는 여전히 황옥이 밀정이었는지, 독립운동가였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김지운 감독은 이 모호함에 주목했다. 선악이 명확히 갈리지 않는 인물들의 회색 지대를 통해, 역사 속 인간 군상의 복잡한 감정과 선택을 그려냈다. 송강호 역시 “경직된 해석이 아닌, 인물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전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유튜브, Warner Bros. Korea

■ 송강호·김지운, 네 번째 만남이 만든 시너지

‘밀정’은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 이어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이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김 감독은 “송강호는 20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깨는 배우”라며 “이번 작품에서도 경계에 선 인물을 완벽히 구현했다”고 극찬했다.

한편, 한지민은 유일한 여성 의열단원 연계순 역을 맡아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단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신념 하나만으로 독립운동에 나선 인물의 마음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엄태구, 신성록 등 조연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각각 의열단원과 일본 경찰로 분해 날카로운 긴장감을 형성하며 극에 힘을 실었다.

배우 엄태구, 공유, 한지민, 송강호, 김지운 감독(왼쪽부터)이 2016년 8월 2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엄태구, 공유, 한지민, 송강호, 김지운 감독(왼쪽부터)이 2016년 8월 2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 묵직한 메시지와 스타일리시한 연출

‘밀정’은 독립운동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세련된 영상미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조명과 색채, 카메라 워크를 활용해 당시의 공기와 감정을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열차 위 액션과 상하이 거리를 재현한 세트 장면은 “스케일이 미쳤다”는 반응을 이끌었다.

관객들은 “암살보다 묵직하게 박히는 영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잊게 하지 않는 작품”, “스케일과 연기, 연출 모두 완벽” 등의 호평을 남겼다. 광복절 특집 방송을 통해 다시금 회자될 ‘밀정’은, 시대극이 주는 울림과 스릴러적 재미를 동시에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밀정'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오늘 하루, 750만 관객을 울리고 숨죽이게 했던 이 레전드 영화가 안방에 상륙한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뜨겁게 다시 쓰는 순간, 오후 2시 30분 EBS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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