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30 남자들 몸 상태 비상…완치 후에도 재감염되는 '성병'
2025-08-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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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접촉으로 급증하는 매독, 20대가 최대 위험군
조용히 진행되는 침묵의 감염병, 위험은 크다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 매독 환자가 약 2800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매독은 감염병 분류가 4급에서 3급으로 상향 조정되며 전수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
질병관리청 방역통합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최종 보고된 매독 확진자는 총 2790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5.4명이다. 병기별 분포를 보면 조기 잠복 매독이 1220명(43.7%)으로 가장 많았고, 1기 매독이 983명(35.2%)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2기 매독 524명(18.8%), 3기 매독 51명(1.8%), 선천성 매독 12명(0.4%) 순이었다.
1기 매독은 감염 후 2~6주 사이 생기는 궤양 등이 자연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 반면 3기 매독은 수년이 지나 고무종(gumma)이라 불리는 병변이 피부, 뼈, 간 등에 나타날 수 있어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

성별 통계에서는 남성 환자가 2177명으로 전체의 78.0%를 차지했으며, 여성은 613명(22.0%)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로 환산하면 남성 8.5명, 여성 2.4명으로 약 3.5배 차이가 난다.
연령대별로는 20대 환자가 853명, 30대 환자가 783명으로 두 집단을 합하면 전체의 58.6%를 차지했다. 특히 20대의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4.0명으로 가장 높았다.
월별 발생 현황을 보면, 매달 약 200명 안팎의 환자가 꾸준히 보고됐으며, 7월이 274명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는 117명(4.2%)이었다.
매독은 매독균 트레포네마 팔리둠(Treponema pallidum)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이외에도 임신 중 감염된 산모가 태아에게 병원체를 전달하는 수직 감염, 드물게는 혈액을 통한 전파도 가능하다. 매독은 장기간 잠복할 수 있으며, 치료가 늦어지면 심혈관계나 신경계 등 여러 장기에 심각한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매독은 진행 단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1기 매독에서는 감염 부위(성기, 구강, 항문 등)에 통증이 없는 궤양(하감)이 생기며, 대개 3~6주 후 자연 소실된다. 2기 매독에서는 피부 발진, 점막 병변, 림프절 종대, 발열,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이 역시 치료하지 않아도 수주에서 수개월 내 사라질 수 있지만, 이는 완치가 아니라 잠복기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잠복 매독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3기 매독에 이르면 수년에서 수십 년 후 심혈관계, 신경계, 뼈, 피부 등 여러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초기에는 통증이 없는 궤양이나 미미한 피부 발진 등으로 증상이 가볍게 나타날 수 있어, 본인이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전파가 이뤄질 위험이 있다.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사산, 조산, 신생아의 선천성 기형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치료는 항생제 페니실린이 표준이며, 조기 매독일 경우 단회 또는 단기간 주사로 완치가 가능하다.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다른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반드시 전문의 진료와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혈액 검사를 통해 재감염 여부와 치료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후유증이 심각하다. 신경 매독은 뇌와 척수를 침범해 마비, 시력 저하,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혈관 매독은 대동맥류, 판막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부가 감염된 경우 태아 사망, 조산, 선천성 매독 발생 위험이 크다.
질병관리청은 “2024년 매독 발생은 주로 20~30대 남성층에서 집중되는 기존의 역학 양상을 유지했다”며 “지속적인 감시 체계 운영과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예방 및 관리 정책의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성생활, 정기적인 성병 검사, 감염 의심 시 조기 진료가 매독 확산 방지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완치 판정을 받더라도 재감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치료 후 일정 기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