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서양에서 건너온 줄…알고보면 우리나라가 원조라는 '토종 한국 음식'
2025-08-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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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한국 제과점에서 탄생해
겉모습만 보면 이탈리아에서 왔을 것 같은 음식이 있다.

바로 빵 위에 토마토소스, 햄, 야채, 치즈를 올린 피자빵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 음식은 한국에서 탄생했다. 빵과 피자를 결합한 형태지만, 원조 피자와는 탄생 배경부터 만드는 방식까지 다르다.
■ 1970~80년대 제과점이 만든 한국식 퓨전
피자빵은 1970~80년대 한국 동네 제과점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서양식 피자 전문점은 드물었고, 피자라는 음식도 낯설었다. 제과점 주인들은 빵 위에 토마토소스와 다진 채소, 햄,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워 ‘피자 맛이 나는 빵’을 만들었다. 빵을 주식처럼 먹던 한국인의 식습관에 맞추고, 어린이와 학생들이 간식으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변형한 것이다.
서양 피자가 발효된 도우에 토핑을 얹어 직접 구운 ‘한 판’ 형태라면, 피자빵은 부드러운 빵 위에 피자 재료를 얹은 개별 간식이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 앞 빵집에서 사 먹는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도 추억의 빵으로 불린다.
■ 피자와는 다른 토핑의 매력

피자빵의 토핑은 제과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케첩이나 토마토소스를 바른 뒤 양파, 피망, 옥수수, 다진 햄을 올린다. 치즈는 피자처럼 듬뿍 올리지 않고, 적당히 뿌려 재료들이 빵에 잘 어우러지도록 했다. 일부 빵집은 마요네즈나 달콤한 콘샐러드를 얹어 더 부드럽고 달큰한 맛을 냈다. 이 독특한 조합 덕분에 피자빵은 빵과 반찬, 간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메뉴가 됐다.
■ 집에서도 쉽게 만드는 피자빵 레시피
피자빵은 특별한 반죽이 필요 없어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재료 준비: 우유식빵 또는 둥근 모닝빵, 토마토소스(혹은 케첩), 다진 햄, 양파, 피망, 옥수수, 피자치즈.
빵 준비: 빵 윗면을 살짝 눌러 평평하게 만든다.
소스 바르기: 토마토소스를 골고루 바른다.
토핑 올리기: 양파, 피망, 옥수수, 다진 햄을 올리고 마지막에 피자치즈를 얹는다.
굽기: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8~10분 정도 굽는다. 치즈가 노릇하게 녹으면 완성.
오븐이 없다면 에어프라이어나 토스터로도 간단히 조리할 수 있다.
■ 한국인의 입맛과 함께 자란 ‘로컬 피자’
피자빵은 서양 음식 피자를 모티브로 했지만, 한국 제과점에서 탄생한 ‘토종 퓨전 간식’이다. 한때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500원을 쥐고 줄을 서서 사 먹던 간식이었고, 지금도 제과점, 편의점, 학교 매점에서 여전히 팔리고 있다. 빵 위에 올려진 친숙한 재료와 달콤·짭조름한 맛은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이유다.
‘피자의 사촌’이자 한국이 만든 창의적인 빵, 피자빵은 서양 음식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한국인의 손끝에서 태어난 특별한 간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