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국힘 지도부는 불참…'국민임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
2025-08-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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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광복 80주년 기념 행사 참석
광복 80주년을 맞아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 '국민임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중심의 국정 운영 철학을 밝혔다.

조기 대선으로 지난 6월 4일 국회에서 간소한 취임 선서만 진행했던 이 대통령은 72일 만에 사실상의 정식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이 대통령은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흰색 넥타이를 매고 흰색 투피스 차림의 김혜경 여사와 무대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각계에서 선발된 '국민 대표 80인'으로부터 대통령 임명장을 전달받은 후 "위대한 대한국민께서 다시 세워주신 나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임명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성큼성큼 직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언급하며 "4·19 혁명부터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거쳐 촛불 혁명과 빛의 혁명에 이르기까지 나라에 국난이 도래할 때마다 가장 밝은 것을 손에 쥔 채 어둠을 물리친 여러분이 있었기에 피로 일군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주권 정부'라는 이재명 정부의 명칭을 언급한 그는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언제나 국력의 원천인 국민을 두겠다"며 "'높은 문화의 힘'을 갈망하던 선열들의 벅찬 꿈, 그 꿈에 날개를 달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성장하여 세계 시장을 무대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기술인들이 오직 혁신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도 자리를 함께했다.

국민 대표 80인에는 광복군 독립운동가 목연욱 지사의 아들인 1945년 8월 15일생 '광복둥이' 목장균씨,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칸 국제영화제 라시네프 부문 1등상 수상자 허가영 영화감독 등이 포함됐다. 12·3 비상계엄 당일 장갑차를 저지했던 유충원·김숙정 부부도 참여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당 지도부는 광복절 특별사면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것에 항의하며 행사에 불참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가족들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지만 불참 의사를 고수했다. 송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저녁 행사(국민임명식)에도 오시지요'라고 했다"며 "조용히 '우리는 안 가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광복절에 독립 유공자들과 후손들을 병풍처럼 세워두고, 국민임명식이라는 자기 대관식 자리를 만들어 오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임명식에 앞서 청와대 영빈관에서 117개국 주한 사절단과 첫 상견례 만찬을 개최했다. 그는 만찬사에서 "우리 국민주권 정부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기치로 삼고 있다"며 "특정한 사고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협력과 연대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거론한 그는 "비상계엄 후 국내 정치 혼란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걱정이 컸을 것"이라며 "위기 극복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과 우리 국민의 저력을 신뢰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한 "최근 한국 내 일각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외국인 혐오 정서나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등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철저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