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장이 왜 군 핵심 관계자들과... 김용현의 수상한 통화
2025-08-1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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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신분으로 군무인기 작전 관여했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일 때인 지난해 6월 군 핵심 관계자들에게 비화폰으로 연락해 무인기 작전을 물은 정황을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확인하고 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조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이다.
매체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16일 오후 8시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함께 무인기 침투 작전을 논의하면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 등에게 비화폰을 통해 전화를 걸었다.
김 전 장관은 김 의장과 통화에서 드론사가 진행 중인 '무인기에 전단통을 부착하는 실험'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으나, 김 의장은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여 전 사령관이 김 사령관에게 비화폰으로 연락해 김 전 장관을 바꿔줬고, 김 전 장관은 "무인기 실험을 준비하는 게 있다고 하던데 합참에 보고가 안 됐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의장도 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 중인 무인기 실험이 있으면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김 사령관은 정광웅 합참 작전기획부장에게 연락해 의장 보고 일정을 잡았고, 이 사실을 여 전 사령관에게 알렸다. 이어 김 전 장관이 신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기록도 확인됐다. 지난해 6월 신 전 장관과 김 전 장관이 소통한 기록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보고 일정을 조율하던 정 부장은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도 연락했다. 이 과정에서 6월 16일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김 전 장관과 여 전 사령관, 군 지휘부 사이에서 오간 통화만 20여 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군 지휘 계통에 있지 않은 김 전 장관이 민간인 신분으로 무인기 작전에 관여하고 보고를 받았다면 그 자체로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사령관은 통화가 이뤄진 지 사흘 뒤인 6월 19일 김 의장에게 무인기 작전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이 "전단통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넣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는 진술도 특검이 확보했다. 김 사령관은 7월 초 신 전 장관에게도 무인기 작전을 보고했다고 주장한다.
또 김 사령관은 6월 16일 통화 이후 같은 달 김 전 장관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다만 김 사령관 측은 가족 행사가 있어 인사 차원에서 만났을 뿐 무인기 관련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박 전 처장은 지난 5월 5일과 14일, 7월 11일에 이어 네 번째 조사를 받고 있다.
박 전 처장은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6일 비화폰 통화 기록이 삭제되기 전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통화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