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아파트 화재로 모자 사망…부상 13명·주민 89명 대피 (사진 5장)

17일 오전 8시 10분쯤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숨진 이들은 20대 남성과 그의 어머니인 60대 여성으로, 모자 관계로 알려졌다. 아들은 현장에서 숨졌고, 어머니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부상자는 총 13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은 경상, 1명은 중상으로 집계됐다. 불이 나자 해당 동에 거주하는 주민 89명이 긴급 대피했다.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차량 79대와 인력 252명이 투입돼 화재는 오전 10시 42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불은 20층 아파트 14층의 한 세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웃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세대에는 숨진 모자의 아버지이자 60대 남성도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혼자 대피한 뒤 이웃들에게 “우리 아들 못 봤냐”며 가족을 애타게 찾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한 주민들을 위해 마포구청은 임시 숙소 제공 등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시작된 14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1998년에 준공된 950세대 규모로, 당시에는 16층 이상 공동주택의 16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이전 지어진 노후 공동주택 4만 4208곳 가운데 65%인 2만 8820곳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는 2004년부터 11층 이상 아파트 전체로 확대됐다.

당국은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