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임신 중 약 1~2%…결국 수술 받아야 하는 '이 상황'
2025-08-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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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찾아오는 치명적인 위험
자궁 외 임신은 임신 초기 산모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으로, 태아가 정상적으로 자궁 안에서 착상하지 않고 다른 부위에 자리잡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수정란은 자궁 내막에 착상해 발달하지만, 자궁 외 임신의 경우에는 나팔관, 난소, 복강, 심지어 자궁경부와 같은 비정상적인 위치에 착상한다. 전체 임신 중 약 1~2%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면 산모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는 나팔관이다. 통계적으로 자궁 외 임신의 95% 이상이 난관임신 형태로 나타난다. 난관은 수정란이 자궁으로 이동하는 통로인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나 유착, 구조적 이상이 있으면 수정란이 자궁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착상해버린다. 이 경우 난관이 점차 팽창하다가 파열될 수 있으며, 심한 내출혈을 일으켜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궁 외 임신의 초기 증상은 정상 임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경이 중단되고, 임신 반응 검사가 양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몇 주가 지나면서 특유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는 아랫배 통증과 질 출혈이다. 임신 6~8주 사이에 통증이 심해지고 출혈이 동반되면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특히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나 실신, 어깨 통증까지 나타난다면 복강 내 출혈 가능성이 높아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자궁 외 임신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가 필수적이다. 질식 초음파를 통해 자궁 내에 임신낭이 보이지 않거나, 나팔관 주위에 종괴가 관찰되면 의심할 수 있다. 또한 혈액검사에서 임신 호르몬인 β-hCG 수치가 정상 임신처럼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러나 초기에는 뚜렷한 차이가 없어, 고위험군 여성이라면 더 세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고위험군에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먼저, 과거에 난관염이나 골반염을 앓은 경험이 있는 여성은 난관 손상으로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나팔관 수술을 받은 경우, 자궁 내 피임기구(IUD)를 장기간 사용한 경우, 불임 치료 중 배아이식 경험이 있는 경우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흡연 또한 난관 기능을 떨어뜨려 자궁 외 임신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자궁 외 임신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조기에 발견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메토트렉세이트(MTX)라는 약물을 사용해 착상된 조직이 더 이상 발달하지 않도록 억제한다. 이 방법은 난관이 파열되지 않았고, 임신 호르몬 수치가 낮으며, 임신 조직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반면, 이미 출혈이 발생했거나 난관 파열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복강경을 통해 난관을 절제하거나 절개하여 임신 조직을 제거해야 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자궁 외 임신은 단순히 한 번의 응급상황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후의 생식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난관을 절제한 경우 향후 임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으며, 반대쪽 난관이 건강하지 않다면 불임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또한 자궁 외 임신을 한 번 경험한 여성은 재발 위험이 일반 여성보다 훨씬 높아, 다음 임신 시에는 반드시 조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골반염 예방이 중요하다. 성병이나 세균 감염이 난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안전한 성생활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흡연은 난관 기능 저하뿐 아니라 전체적인 생식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금연이 권장된다. 또한 과거에 자궁 외 임신을 경험했거나 난관 관련 수술을 받은 여성은 임신이 확인되면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자궁 외 임신은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며 “초기 증상이 애매하다고 해서 방치하면 위험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특히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이라면 통증과 출혈을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작은 이상이라도 곧바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궁 외 임신은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질환이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이미 임신 중인 여성이라면 자궁 외 임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경각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기적인 검진과 올바른 생활습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