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부터 격정 베드신, 1위 싹쓸이한 레전드 '한국 드라마'…넷플릭스 드디어 공개

2025-08-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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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 권력의 민낯을 파헤치다?!
불평등 사회, 블랙코미디 통한 통렬한 풍자

방영 당시 동시간대 1위를 휩쓸며 화제를 모았던 약 10년 전 레전드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공개된다.

첫방부터 화제를 모았던 고아성-이준 격정 베스신. / SBS '풍문으로 들었소'
첫방부터 화제를 모았던 고아성-이준 격정 베스신. / SBS '풍문으로 들었소'

바로 SBS 명작 '풍문으로 들었소'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2015년 SBS에서 방송됐으며, 연출은 안판석 감독, 극본은 정성주 작가가 맡았다. 두 사람은 이미 '아내의 자격' '밀회' 등에서 현실적이고도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드라마로 풀어내 호평을 받은 바 있었고,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대한민국 상류층 가문을 배경으로 권력과 부, 계급과 불평등 문제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날카롭게 해부했다.

드라마는 최고 로펌을 이끄는 대표 한정호와 최연희 부부의 집안에서 시작된다. 고등학생 아들 한인상이 평범한 집안 출신 소녀 서봄과 사랑에 빠지고, 결국 혼전 임신을 하면서 이야기는 급격히 전개된다. 두 집안은 상류층과 서민이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갈등과 충돌은 단순히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계급 구조와 권력 불균형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드라마는 금수저 집안이 가진 특권 의식과 세습 욕망, 그 속에서 신분 상승을 경험하게 되는 서민 가정의 혼란,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을’들의 고통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며 사회 풍자의 진수를 보여줬다.

'풍문으로 들었소' 스틸컷. / SBS 제공
'풍문으로 들었소' 스틸컷. / SBS 제공

이 작품은 흔히 신데렐라 스토리라 불리는 전통적인 서사를 전복적으로 비틀었다. 평범한 여성이 상류층에 입성해 행복을 얻는다는 공식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상류층으로 편입한 서봄의 삶은 더 큰 갈등과 풍문 속에서 흔들린다. 신분 상승이 곧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작품 전반에 흐른다. 서봄은 로펌 집안에 들어간 이후 화려한 생활을 누리기는커녕 끊임없는 눈총과 긴장,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블랙코미디 형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한민국 상류층의 허상과 위선을 풍자하면서도 단순히 그들을 희화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산층과 서민, 그 사이 계층의 욕망과 모순까지 집요하게 비췄다. 흔히 갑질이라 불리는 권력의 횡포뿐 아니라, 사회의 약자로 불리는 이들의 ‘을질’까지 꼬집으면서 한국 사회 전체에 만연한 권력 불균형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러한 풍자의 방식은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가볍고 위트 있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이 불편함보다는 씁쓸한 웃음을 통해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풍문으로 들었소' 포스터. / SBS 제공
'풍문으로 들었소' 포스터. / SBS 제공

작품 속 인물 구성은 단선적이지 않았다. 상류층 인물들은 모두 위선적이고 악역으로만 그려지지 않았으며, 서민 가정 인물들 또한 단순히 순박하거나 희생적인 인물로 묘사되지 않았다. 모든 캐릭터는 저마다의 욕망과 결핍을 가지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때로는 이기적이고 때로는 연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입체적인 캐릭터 묘사는 배우들의 생활감 넘치는 연기와 결합해 큰 호평을 받았다. 유준상과 유호정은 상류층 부부의 권위와 불안, 그리고 체면에 매달리는 속물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으며, 이준과 고아성은 젊은 세대의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드라마가 담아낸 시대성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부동산 문제, 사교육 열풍, 법조계 세습, 기업 경영의 대물림, 그리고 SNS와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풍문까지, 동시대 한국 사회의 현실이 작품 전반에 녹아 있었다. 특히 제목이자 주제인 ‘풍문’은 비밀이 결코 통제되지 않고 언제나 퍼져나가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날카롭게 담아냈다.

'풍문으로 들었소' 스틸컷. / SBS 제공
'풍문으로 들었소' 스틸컷. / SBS 제공

방영 당시 드라마는 파격적인 장면들로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첫 방송부터 주인공 한인상과 서봄의 격정적인 베드신이 등장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어 출산 장면에서는 고아성이 실제 산고를 겪는 듯한 리얼한 연기를 보여줘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적나라하고 현실적인 묘사는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던 장면이었고, 이는 작품의 화제성을 더욱 높였다. 이러한 장면들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장치로 기능하며 작품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2015년 제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당시 경쟁작으로는 '유나의 거리' '펀치' '미생' '킬미, 힐미' 등 쟁쟁한 작품들이 있었지만, '풍문으로 들었소'는 독창적인 대본과 연출, 사회적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안 감독과 정 작가는 현실적 디테일과 날카로운 풍자를 드라마 속에 치밀하게 녹여냈고, 배우들은 생활감 넘치는 연기로 이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음은 '풍문으로 들었소' 주요 캐릭터 4인방 인물 소개다.

'풍문으로 들었소' 주연 4인방. 유호정, 유준상, 고아성, 이준. / SBS '풍문으로 들었소'
'풍문으로 들었소' 주연 4인방. 유호정, 유준상, 고아성, 이준. / SBS '풍문으로 들었소'

§ 한정호(유준상) 남. 47세

법무법인 ‘한송’의 대표로 논리의 제왕,

의전의 달인이다.

촌음을 아껴쓰고 약자를 배려하며

동서고전에 통달한 매력적인 신사.

절대 불법을 행하지 않는다.

구제금융 체제 당시 기업 간 인수 합병 및

외국계 자본 관련 업무 대리 등으로

업계가 호황을 누릴 때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부친의 법률사무소에 합류, 업계 최강으로 키웠다.

선대의 최고지향 덕분에 오직 최고로만 먹고 입고

배우며 자랐고 필요하다면 뭐든 다 제공받았다.

방학 때면 유럽 귀족사회의 유행이었던

그랜드투어처럼 문사철에 해박한 튜터를 대동하여

해외여행을 떠났고, 자신의 1남1녀에게도

똑같이 해줬다.

아들 인상과 함께 아침마다 군주론 영역본을

함께 읽는 중이다. 알아듣거나 말거나 ‘주입’의

위력을 믿는다. ‘귀족성을 내세우면 안돼.

차별에 민감한 대중들이 상처 받거든’ 자식에게

이런 말을 하는 아버지라니 내심 흡족하다.

세간에서는 능력과 지혜와 인품을 다 갖춘 ‘된사람’,

‘균형인’이라고들 한다. 그런 찬사에 황망히 손을

젓지만 머릿속에는 항시 예비내각 명단이 들어 있다.

핵심 엘리트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권부의

중요한 인사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다.

정,관,재계 요인들의 비리목록은 가장 큰 자산이다.

만사 순조롭고 그저 최근에 M자형 탈모가

시작된 것이 살짝 신경 쓰일 뿐인데,

사고가 터진다. 자신의 뒤를 이어줘야 할 아들이

알 수 없는 세계의 이물질 소녀와 애를 만든 것.

"우린 저애가 누군지 몰라.알고 싶지도 않아. 다만

사후처리 끝날 때까진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절대 하자가 있어선 안돼! 융숭히 대접해!”

하자 없는 사후처리, 과연 뜻대로 될지.

§ 최연희(유호정) 여. 45세

한정호의 아내. 재색을 겸비한 최고의 귀부인으로

뭇 상류층 여인들의 선망과 질시 대상이다.

친정 또한 못지않은 집안이라 양가부모가

일찍이 정혼, 한정호가 미국 유학 중에 결혼했다.

친정은 조부 대에 기업으로 일가를 이루었고

바로 부모대와 당대에는 고위 관료로 입신양명한

흔치 않은 명가. 4남매중 막내 고명딸.

사랑과 호사를 원없이 누리며 자랐고,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남편 한정호가 ‘우리 어머니의 교육법’을 거론할 때면

얼핏 얄밉기는 해도 그 철저함은 인정한다.

시어머니는 조기유학을 절대 금했다. 가문의 전통을

지키고 한국 사회의 핵심 엘리트가 되려면

서울대 출신이어야 하는 것이다.

통찰력이 대단한 여인이었다.

다만 그 아들 한정호에게 이상한 취미를 붙여준 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정호는 젊고 이지적인 여성과 ‘담소’하는 걸

좋아한다. ‘담소’라 치고 묵인하는 수밖에.

대신 자신도 가끔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어울린다.

우정을 살짝 넘을 때도 있지만 그 외에는 오로지

기품 있고 상냥하며 강아지에게조차

눈을 흘기지 않는다.

아들 인상이 수시전형에 합격하여 과업 완수에

만세를 부르고 입학 전에 같이 유럽 미술관 여행이나

다녀올 참인데, 웬 천둥벌거숭이 여자애 하나가

배가 불러 나타난다. 재앙이다.

이를 악물고 출산 상황을 견뎠으나

할머니 소리에 결국 혼절한다.

게다가 맹랑한 계집애는 겁에 질려

더듬거리면서도 맞는 말만 한다.

품위를 잃으면 끝장이라 분노와 혐오의 속마음을

감추다보니 무슨 말을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세련된 처신과 화술, 다 소용없다.

이런 국면은 난생 처음이다.

§ 한인상(이준) 남.18세

한정호와 최연희의 아들.

특권의 인큐베이터에서 만들어진 수재.

외고에서도 눈에 띄는 수재. 부모님 말씀은 법이고,

자신이 귀족인줄만 알다가 동갑나기

‘서 봄’을 만나 연애라는 신세계에 눈떴다.

완벽한 아버지 앞에서 늘 주눅이 든다.

기품이 넘치고 아름다우신 어머니한테는

무심결에라도 짜증 한번 맘놓고 낼 수가 없다.

그게 다 억압이라는 것을

봄이한테 빠지고 나서야 알았다.

봄의 개글개글 낭랑한 웃음소리에, 말가니 바라보는

눈빛에, 모르는 걸 모른다 하는 용기에

이미 반해서 나란히 앉아 있기만 해도 좋았다.

스펙을 위해 참가한 영어 토론 캠프 해산 날,

그냥은 헤어질 수가 없어서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끌어안았는데 부모님이 늘 강조하시는

‘적정선’을 지킬 수가 없었다.

수시전형 발표 뒤 재회를 약속했지만 자신 없었다.

교제를 허락받지 못할 게 뻔하니까.

그렇게 사고를 낸 뒤 선수급 강사들이

이끄는 대로 지옥 같은 수험생활 끝에

합격 통보를 받고나니 봄이가 너무 보고 싶다.

부모님은 잠시 여행을 다녀와

입학 즉시 사법시험 준비를 하라고 한다.

로스쿨 따위 거치지 말고 사시제도 폐지되기 전에

재학 중에 합격해야 한다고.

아버지, 할아버지, 외삼촌들 다 그렇게 했다고.

이제 한국에서 진정한 귀족의 자격을 갖출

마지막 기회라고. 익히 들어온 이야기지만

새삼 하늘이 노래져서 결국 서 봄을 찾아나서는데...

잔뜩 부른 배를 부여안은 모습에 그대로 기절.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애를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콘, 그걸 사긴 했는데, 모르겠어요,

그걸 제대로 사용했는지는.

그런데요 저는 저 애, 서 봄, 정말 사랑해요,엉엉’

§ 서 봄(고아성) 여. 18세

서울 한복판 납작한 재개발 사각지대,

‘인 서울’ 대학 진학율 3%의

일반계 여자고등학교에서는 주눅들 일이 없었다.

무던한 성격과 무난한 성적(영어 1등급,

수학은 8등급, 전체 4등급), 시험에 절대 안나오는

잡학에 밝고, 급우들을 단번에 깨워주는

돌발 몸치 댄스 등등으로 제법 인기도 누렸다.

희망 없는 서민 가정의 둘째딸 주제에 기회균등 선발

덕으로 영어 토론 캠프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면,

나갔더라도 예선에서 떨어졌더라면,

준결승에 올랐더라도 같은 조에 배정된

동갑나기 한인상과 사랑에 빠지지만 않았다면

이토록 구체적인 수모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엄청난 집안의 귀공자인 줄은 상상도 못한 채

‘첫경험을 한다면 너랑’ 이런 서약을 하고는

대학 들어갈 때까지 절대 만나지 말자,

공부에만 전념해서 대학생으로 만나자, 굳게 다짐하고

둘이 동시에 핸드폰 번호를 바꿨다.

그런데 그때까지 버틸 추억이 있어야 하니까

딱 키스 한 번만 하기로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만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그게 고3 신학기의 일. 8주를 넘어서야

임신 사실을알고 쌀쌀맞은 담임선생한테

들키기 싫어서 자퇴 했다.

곡절 끝에 만삭의 몸으로 인상의 부모와 첫 대면한

자리에서 아이를 낳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냉대와 엄중한 감시 아래 던져진다.

잘못을 했으니까 고양이 앞의 쥐처럼 용서를 바랄 뿐

언감생심 항변할 생각은 추호도 없는데,

치이고 당하면서 이 구석 저 구석 숨어들다보니

본의 아니게 이 집안의 숨겨진 일들을 알게 된다.

안다는 건 과연 힘이다. 그들의 권력 또한

권문세가의 비리를 다 앎으로써 생겨난 것이다.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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