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내민 화해의 손짓... 북한 김정은, 찬물 끼얹으며 이렇게 말했다

2025-08-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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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강경 발언으로 찬물 끼얹는 북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구축함 '최현'호를 방문해 함의 무장체계통합운영시험과정과 구축함 해병들의 훈련 및 생활정형을 료해(점검)했다고 19일 보도했다.  / 평양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구축함 '최현'호를 방문해 함의 무장체계통합운영시험과정과 구축함 해병들의 훈련 및 생활정형을 료해(점검)했다고 19일 보도했다. / 평양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화해 제스처에 핵무력 강화 의사를 밝히며 맞불을 놨다. 북한이 연일 강경한 발언으로 긴장 완화 조치에 찬물을 끼얹으며 '적대적 두 국가관계'라는 기조를 더욱 확고히 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이 시작된 18일 평안남도 남포조선소를 찾아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의 무장체계 통합운영 시험을 점검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그는 “미국과 한국의 합동군사연습은 가장 적대적이며 대결적 의사를 숨김 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군사력 시위 행위들은 전쟁 도발 의지의 표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조성된 정세는 핵무장화의 급진적 확대를 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사실상 답변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화해 제스처를 일축하고 정면 대응에 나선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침 연습’이라고 반발했지만, 군부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주로 앞장섰다.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핵무력 강화를 명분화하고 훈련 중단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김 위원장이 UFS 시작 날에 맞춰 최현호를 시찰한 것은 연합연습 중지가 대화 재개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훈련 기간 일부 야외기동훈련을 연기하며 ‘성의’를 보였지만 북한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또 해군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해군은 가까운 앞날에 국가 핵무력 구성과 핵사용 영역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믿음직한 력량으로 될 것”이라며 핵무장화 과정에서 해군의 비중을 높였다. 북한은 이미 3000t급 잠수함을 넘어 5000t급 이상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현호와 같은 구축함이 실전배치될 경우, 해상에서 발사 가능한 핵미사일 전력은 크게 강화된다.

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선 김 위원장이 전투지휘실과 함교, 승조원 생활공간 등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주요 장비는 블러 처리해 세부 제원을 숨겼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시찰이 함대지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구축함의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신형 구축함을 잇달아 공개했다. 지난 4월 ‘최현호’를 처음 선보였고, 5월에는 같은 급의 두 번째 구축함을 진수했지만 좌초 사고로 곤욕을 치렀다. 이후 수리 과정을 거쳐 ‘강건호’로 명명하고 다시 진수식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내년 10월 10일까지 추가 건조 계획까지 내놓으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신형 해군 전력을 과시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짙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시점에 맞춰 공개된 김 위원장의 강경 발언은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남·대미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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