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1만 관객 동원…박찬욱 제치고 7개 부문 최다 후보 '대반전' 한국 영화

2025-08-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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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등 7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 491만 한국 영화
오정민 감독 ‘장손’, 김상만 감독과 박찬욱 각본 ‘전,란’과 경합

제34회 부일영화상이 오는 9월 18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 볼룸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국내 최초의 영화상으로 1958년 출범한 부일영화상은 1960년대 한국 영화 황금기를 이끌며 전통과 권위를 쌓아왔다. 2008년 재개 이후 올해로 18년째 이어진 이 시상식은 여전히 한국 영화계의 ‘정통 시상식’으로 불리며 영화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이번 시상식의 최대 화제는 단연 우민호 감독의 대작 ‘하얼빈’이다. 작품은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등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후보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정민 감독의 ‘장손’, 김상만 감독과 박찬욱 각본의 ‘전,란’이 나란히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뒤를 추격하고 있지만, ‘하얼빈’의 기세가 단연 돋보인다.

‘하얼빈’은 1909년 하얼빈을 무대로 독립군과 일본 제국주의 세력의 숨 막히는 추격전을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릴리 프랭키, 이동욱 등 화려한 캐스팅이 공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고, 300억 원 규모의 제작비와 국제 로케이션, 디테일한 시대 고증으로 스크린에 압도적인 스케일을 담아냈다. 지난해 12월 개봉과 동시에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관객의 신뢰를 입증했고, 최종 누적 관객 491만 명을 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다만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650만 명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해외 판권 판매를 통해 500만 명 수준으로 손익 기준선을 조정하면서 일정 부분 부담을 덜었다.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을 잇는 신작으로 다시 한번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장면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그는 “독립군의 정신과 마음을 영화에 담는 것이 목표였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하며 작품의 서사적 깊이를 강조했다. 단순한 시대극을 넘어선 정치적 긴장감과 인물 간의 갈등 묘사가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는 평가다.

최우수 작품상 경쟁 구도 역시 치열하다. ‘하얼빈’, ‘전,란’, ‘장손’ 외에도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 그리고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초청과 수상을 거듭하며 작품성을 입증한 ‘아침바다 갈매기는’까지 후보에 올랐다. 블록버스터와 독립·예술영화가 한 무대에서 겨루는 양상은 최근 한국 영화계의 흐름을 상징한다. 독립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이번 후보군은 영화 팬들의 흥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부일영화상은 전통적인 본상 외에도 한국 영화의 도전정신을 기리는 특별상 ‘유현목영화예술상’을 수여한다. 한국 영화 거장 故 유현목 감독의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가 담겨 있어, 수상자 선정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유튜브, CJ ENM Movie

또한 대중 참여형 부문인 ‘올해의 스타상’ 투표가 현재 진행 중이다. 본선에 오른 주요 배우들을 대상으로 관객과 영화단체 회원의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한다. 남녀 부문 각 1인에게 주어지는 이 상은 7월 31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1인당 1일 1회 투표가 가능하다. 팬덤과 대중의 참여가 수상 결과에 직접 반영되는 만큼, 배우들의 화제성과 팬심 대결이 벌써부터 뜨겁다.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영화 '하얼빈' 스틸컷 / CJ ENM

시상식은 오는 9월 18일 오후 5시 네이버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올해 사회자로는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가 낙점됐다. 두 사람은 2017년 영화 ‘어느날’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 8년 만의 재회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특히 김남길은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부일영화상 사회를 맡아 남다른 인연을 과시한다.

491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저력을 과시한 ‘하얼빈’이 과연 7개 부문 최다 후보의 영광을 실제 수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박찬욱 각본의 ‘전,란’과 ‘장손’ 등 강력한 경쟁작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제34회 부일영화상은 올가을 부산에서 영화 팬들의 뜨거운 시선을 한몸에 받을 전망이다.

배우 현빈(왼쪽부터)과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 뉴스1
배우 현빈(왼쪽부터)과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 뉴스1

이하 발표된 16개 부문 최종 후보자(작)

■ 최우수 작품상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아침바다 갈매기는', '장손', '전,란', '하얼빈'

■ 최우수 감독상

이언희(대도시의 사랑법), 정윤철(바다호랑이), 김형주(승부), 황병국(야당), 우민호(하얼빈)

■ 남우주연상

이병헌(승부), 윤주상(아침바다 갈매기는), 현빈(하얼빈), 안재홍(하이파이브), 조정석(행복의 나라)

■ 여우주연상

김고은(대도시의 사랑법), 심은경(더 킬러스), 오민애(딸에 대하여), 한예리(봄밤), 이혜영(파과)

■ 남우조연상

정해인(베테랑2), 오만석(장손), 박정민(전,란), 조우진(하얼빈), 유재명(행복의 나라)

■ 여우조연상

전여빈(검은 수녀들), 하윤경(딸에 대하여), 수현(보통의 가족), 양희경(아침바다 갈매기는), 채원빈(야당)

■ 신인감독상

이미랑(딸에 대하여), 김태양(미망), 이종수(부모 바보), 장병기(여름이 지나가면), 오정민(장손)

■ 신인남자연기상

문우진(검은 수녀들), 노상현(대도시의 사랑법), 최현진(여름이 지나가면), 강승호(장손), 장성범(해야 할 일)

■ 신인여자연기상

이명하(미망), 홍예지(보통의 가족), 이혜리(빅토리), 조아람(빅토리), 노윤서(청설)

■ 각본상

박이웅(아침바다 갈매기는), 오정민(장손), 신철, 박찬욱(전,란), 박홍준(해야 할 일), 허준석(행복의 나라)

■ 촬영상

김진형(미망), 이진근(장손), 주성림(전,란), 이재우(파과), 홍경표(하얼빈)

■ 음악상

프라이머리(대도시의 사랑법), 조영욱(전,란), 조영욱(하얼빈), 김준석(하이파이브), 권현정(한국이 싫어서)

■ 미술·기술상

홍장표(소방관/특수효과), 정은영(승부/프로덕션디자인), 조상경(전,란/의상), 곽정애(하얼빈/의상), 박정우(하얼빈/조명)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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