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에스콰이어’ 후속…JTBC가 내놓은 뜻밖의 장르 '한국 드라마'

2025-08-19 12:29

add remove print link

'에스콰이어' 후속으로 방영 예정인 JTBC 신작 토일드라마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 드라마

JTBC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순간 최고 시청률 10% 벽을 돌파하며 매회 자체 최고를 갈아치우고 있는 화제작 ‘에스콰이어’의 후속으로, 1980년대를 무대로 한 뉴트로 청춘 멜로 드라마 ‘백번의 추억’을 선보이는 것이다. 의학·법정·범죄극 등 장르물 중심으로 흥행을 이어가던 JTBC가 한층 감성적인 멜로 서사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오는 9월 13일 첫 방송되는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김보람, 연출 김상호)은 198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100번 버스 안내양 영례와 그녀의 절친 종희, 그리고 두 친구 사이에 운명처럼 다가온 재필을 둘러싼 첫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뉴트로 감성과 현실적인 청춘 서사가 만나는 지점에서 JTBC 특유의 따뜻하고도 현실적인 드라마 문법이 어떻게 구현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980년대, 안내양 영례의 눈으로 본 청춘과 첫사랑

드라마의 주인공 영례는 1980년대 버스 안내양으로, 새벽 4시에 하루를 시작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K-장녀의 전형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 역시 평범한 소녀다. 구르는 가랑잎에도 웃음을 터뜨리고, 비 내리는 오후에는 잠시 감상에 젖으며, 잘생긴 남학생 앞에서는 두근거리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영례의 세계에 운명처럼 다가온 인물이 바로 재필이다.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티저 영상 속에서 재필은 다친 영례의 손을 수건으로 감싸주며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 순간 영례는 한눈에 마음을 빼앗기고, 설레는 감정을 애써 숨기려 하지만, 종희는 금세 눈치채며 “촉이 딱 남자인데?”라는 대사를 던진다. 그렇게 시작된 두근거림은 수줍고 불완전하지만, 그만큼 진실되고 순수한 첫사랑의 얼굴을 하고 있다.

재필은 영례의 인생에 깊숙이 들어온다. 엄마가 아플 때 가장 먼저 달려와 돕고, 힘들어하는 그녀의 눈물을 가려주기 위해 모자를 눌러 씌워준다. 그런 순간마다 영례의 심장은 점점 더 크게 울리고,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의 첫사랑을 다시 만난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제작진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 찾아온 운명 같은 사랑”이라 소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에스콰이어’ 흥행 바통, 이번에는 멜로가 잇는다

‘백번의 추억’이 업계 안팎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에스콰이어’의 후속작이라는 점이다. 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는 첫 회 3.7%에서 출발해 2회 4.7%, 3회 6.7%, 4회 8.3%로 치솟으며 단숨에 JTBC 대표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4회 시청률은 전작 ‘굿보이’의 최고 기록인 8.1%를 넘어섰고, ‘협상의 기술’의 10.3%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TBC는 법정극 ‘에스콰이어’를 통해 무거운 사회적 소재를 대중적 재미로 풀어내는 힘을 입증했다. 그만큼 후속작의 부담도 컸다. 그런데 선택은 의외였다. 다시 한번 법정극이나 범죄극을 이어가는 대신,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서정적 멜로를 꺼내 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JTBC가 드라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감성 장르의 흥행 가능성까지 시험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믿고 보는 제작진, 그리고 ‘김다미·신예은·허남준’ 청춘 트리오

작품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또 다른 축은 제작진과 배우 라인업이다. 극본은 ‘일타 스캔들’, ‘아는 와이프’, ‘역도요정 김복주’, ‘오 나의 귀신님’ 등 현실과 판타지를 교차시키며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낸 양희승 작가가 맡았다. 여기에 ‘서른, 아홉’을 연출한 김상호 감독이 합류했다. 섬세한 대사와 감각적인 영상미의 조합은 ‘백번의 추억’을 단순한 멜로를 넘어 시대극으로까지 확장할 힘을 준다.

주인공 영례 역에는 김다미가 캐스팅됐다. 영화 ‘마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등을 통해 강렬한 개성과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다미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부드럽고 서정적인 얼굴을 선보인다. 그녀의 절친 종희 역은 신예은이 맡아 1980년대 특유의 참하고 단아한 매력을 드러낸다. 여기에 재필 역으로는 신예 허남준이 낙점돼, 풋풋하면서도 뜨거운 청춘의 사랑을 완성한다.

특히 천만 배우 이정은이 영례의 엄마로 특별 출연한다는 점은 이 드라마의 감정선을 단단하게 만드는 요소다. 홀로 네 남매를 키워낸 억척스러운 생계형 엄마로 분해, 그 시대 한국 어머니의 강인한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제작진은 “이정은 배우는 단순한 특별출연을 넘어 극의 깊이를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JTBC Drama

“추억 돋는다”…시청자 반응도 벌써 후끈

공개된 티저와 스틸컷만으로도 시청자 반응은 뜨겁다. “김다미 나온다니 무조건 본다”, “신예은이 시대극에 찰떡”, “옛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 “허남준 미쳤다”, “요즘 세대가 보기에 너무 낭만적이다” 등 기대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JTBC 드라마 중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작품”이라는 평도 눈에 띈다.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JTBC '백번의 추억' 2차 티저 예고편 일부 장면 / 유튜브 'JTBC Dram

특히 시대적 배경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다. 1980년대라는 공간이 단순히 향수를 자극하는 장치가 아니라, 지금 세대에게도 따뜻한 공감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OTT를 중심으로 장르물이 포화된 상황에서, JTBC가 오히려 감성 멜로를 꺼내든 선택을 두고 차별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뉴트로 열풍과 맞물릴 경우,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뜻밖의 선택, 그러나 정공법

결국 ‘백번의 추억’은 뜻밖의 선택이자 정공법이다. 후속작 부담을 피해 안전한 장르로 가지 않고, 오히려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어려운 장르인 ‘첫사랑 멜로’를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양희승 작가의 필력, 김상호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김다미·신예은·허남준의 신선한 조합이 더해진다면, 이 선택은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

‘백번의 추억’ 포스터 / JTBC
‘백번의 추억’ 포스터 / JTBC

JTBC는 ‘에스콰이어’로 무거운 법정극을 성공시켰고, 이제 ‘백번의 추억’으로 따뜻한 멜로 감성을 안방극장에 소환한다. 두 작품이 이어주는 흐름은 곧 JTBC 드라마의 스펙트럼이자, 브랜드 파워다. 결국 관건은 시청자다. 1980년대의 향수와 청춘의 설렘이 오늘날의 시청자들에게도 유효할지, 그 답은 9월 13일 첫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