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심인데…심각할 정도로 안 먹어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일
2025-08-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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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대신 쌀가루로 만든 가공식품 먹는 방식으로 변화
통계 작성 이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최저치 경신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무색해졌을 정도로 한국인의 쌀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쌀가루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이 밥의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8일은 '쌀의 날'이었다. 쌀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 내 쌀 소비 패턴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밥 대신 빵, 면 서양식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밥을 지어 먹는 전통적 소비 방식도 쌀가루로 만든 가공식품을 먹는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kg으로 집계돼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30년 전인 1994년 120.5kg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다만 가공식품 원료로 쓰인 쌀 소비량은 지난해 87만 3363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이는 4년 연속 증가세로, 이제 쌀은 밥이 아닌 제품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가루쌀 소비 촉진은 '글루텐 프리' 트렌드와 맞물려 가속하는 분위기다. 글루텐 불내증이나 소화 장애로 밀가루가 없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과·제빵은 물론 간편식과 음료계에도 쌀가루 레시피가 확산하고 있다.

◎ 곳곳에서 쌀가루 가공식품 시장 뛰어들기 시작
그간 밀가루가 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 시장을 독점해 왔다. 하지만 최근엔 '헬시플레저'가 대세인 만큼 가공식품 시장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곳곳에서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충남에는 지역 최초로 쌀가루 제분 시설이 들어섰다. 저장탱크에 도정한 쌀을 붓자 이송관을 따라 쌀이 빨려 들어가더니 세척과 분쇄 등 여러 과정을 거쳐 고운 쌀가루로 탈바꿈했다.
이어 이물질 검출과 입자 크기에 따라 여러 차례 체에 걸러내고 다시 분쇄되는 과정이 이뤄지자 최종적으로 고운 쌀가루가 탄생했다. 이렇게 완성된 쌀가루는 빵과 면, 떡, 과자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원료로서 지역 식품업체 등에 공급된다.
다만 높은 생산 단가가 걸림돌이라고 쌀가루 공장 대표는 전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이 생산량을 얼마나 저희들이 수주를 받느냐, 거기에서 좀 (가격) 차이가 좀 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백성현 논산 시장은 "학교 급식 또 외식 업체 그리고 우리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그런 사업체에 우리가 정기적으로 공급을 할 수 있도록 지금 주선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 쌀가루로 만든 가공식품의 장점은?
쌀가루 가공식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글루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밀가루에는 글루텐이 다량 포함돼 있어 빵이나 면류에서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내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소화 불편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쌀가루는 글루텐이 거의 없어 글루텐 민감증이나 셀리악병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건강식이나 대체식 시장에서 쌀가루 제품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쌀가루로 만든 음식은 식감과 맛에서 밀가루 제품과 다른 매력을 지닌다. 밀가루 빵이 부드럽고 쫄깃한 질감을 강조한다면 쌀가루 빵이나 떡류는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가 살아난다. 또 쌀 특유의 은은한 단맛은 별도의 첨가물을 줄이고도 맛을 낼 수 있게 해준다. 이는 가공 과정에서 불필요한 인공 첨가물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적인 장점을 가진다. 특히 아이들 간식이나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쌀가루 제품은 안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쌀가루는 소화 흡수 면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쌀의 전분은 입자가 작아 소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위에 부담을 덜 주는 편이다. 밀가루 음식이 소화가 더디고 더부룩함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 비교하면 쌀가루 음식은 속이 편안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쌀가루에는 단백질과 소량의 무기질, 비타민이 포함돼 있어 영양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물론 밀가루보다 단백질 함량은 낮지만 대신 지방이 적어 담백한 식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쌀가루 가공식품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도 이점이 있다. 밀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밀가루가 들어간 대부분의 가공식품을 피해야 하지만 쌀가루 제품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학교 급식이나 어린이용 간식에서 쌀가루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쌀가루 가공식품은 점차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쌀가루 제품은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 소비 감소로 인해 매년 남는 쌀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를 가공식품 원료로 활용하면 쌀 소비 촉진과 농가 소득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쌀을 활용한 다양한 빵, 면, 과자 등이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지고 이는 곧 국내 쌀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지역 농산물 소비 확대라는 차원에서도 쌀가루 가공식품의 가치는 크다.
쌀가루는 또한 요리의 다양성을 넓혀준다. 전통적으로 떡이나 죽 같은 음식에만 쓰이던 쌀가루가 최근에는 제과, 제빵, 면류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쌀국수, 쌀쿠키, 쌀피자 도우 등은 밀가루 제품과 다른 질감과 맛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