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300원…요즘 한국서 너무 많이 잡혀 난리라는 '이 동물' 정체
2025-08-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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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다에 무더기로 몰려든 해양 동물 정체
경북 포항 연근해에 거대한 해파리가 무더기로 몰려들어 어민들이 조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바다를 뒤덮은 이 동물의 정체는 바로 '노무라입깃해파리'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부터 남구 일대 정치망 어장에 대형 해파리들이 집중적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어민들은 19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고기는커녕 그물 안이 온통 해파리뿐"이라며 "그물 무게가 감당되지 않아 아예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 12일부터 긴급 수매 작업에 돌입했다. 해파리 1kg당 300원의 단가로 매입하고 있으며, 19일 기준 약 400톤이 수거됐다.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은 1억 20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포항시가 편성한 전체 수매 예산은 1억 5000만 원에 불과해 조만간 바닥날 전망이다. 해파리 유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추가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태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100kg까지 자라는 초대형 해파리로 독성이 매우 강하다. 어망을 손상시키고 어획물을 오염시켜 어민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다. 잡힌 해파리는 다시 바다로 버릴 수 없어 어민들은 기름값이라도 건지려고 항구까지 실어 나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 어업인들은 해파리의 강한 독성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과 반복적인 수거 작업으로 인한 피로 누적, 선박 적재량 한계 등을 호소하며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파리 대량 출현의 주된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을 꼽는다. 바다 온도가 2~3℃ 오르면서 아열대성 해파리의 서식 범위가 북쪽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쿠로시오 해류 등 강한 해류의 영향으로 남방계 해파리들이 동해안까지 밀려오는 현상이 잦아졌다.
또한 항만과 양식장 등 인공 구조물이 늘어나면서 해파리 유생이 부착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됐다. 해파리의 천적인 바다거북과 쥐치 등이 남획으로 줄어든 점도 개체수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철영 포항시 수산정책과장은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해마다 여름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어업 재해로, 방치하면 어업 활동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매 사업으로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향후 수거량과 피해 상황에 따라 예산 추가 확보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해파리 유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어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예산 추가 확보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매된 해파리는 일부는 식용으로 가공되지만 대부분은 폐기 처리된다. 해파리 냉채나 샐러드 등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대량 유입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은 "폴립(바다 바닥에 무성으로 증식하는 해파리 유생 단계)이 많은 상태에서 먹이가 풍부하고 적정 수온이 맞아떨어지면서 해파리가 급증하며, 이런 현상이 앞으로 반복·상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