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건진법사 집서 나온 돈다발 출처 추적 가능한 띠지 분실 '일파만파'
2025-08-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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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진상 파악 지시... 친윤인 담당 검사는 이미 퇴직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확보한 돈다발 관봉권 띠지를 서울남부지검이 분실한 것과 관련해 진상을 감찰 등을 통해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관봉권이란 한국은행이 발행해 금융기관으로 유통한 돈이다. 화폐 상태나 수량에 이상 없음을 한국은행이 보증한다는 의미로 띠를 두르고 밀봉한 돈을 뜻한다.
법무부는 19일 "정 장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남부지검의 건진법사 관봉권 추적 단서 유실 및 부실 대응 문제와 관련해 진상 파악과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감찰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며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출범 전에 건진법사 의혹을 맡았던 남부지검이 전씨 자택에서 발견한 돈다발의 출처 단서인 띠지를 분실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정 장관 지시에 따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은 이날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과 책임 규명을 위한 감찰 착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검 감찰부는 곧바로 감찰3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조사팀을 남부지검에 보내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앞서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1억6500만원 상당의 현금 다발을 확보했다. 이 중 5000만원은 한국은행이 밀봉한 관봉권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현금 출처를 추적하지 못한 채 사건을 특검팀에 넘겼다. 돈다발 지폐의 검수 날짜, 담당자, 부서 등이 기록된 띠지와 스티커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남부지검은 직원이 현금을 세는 과정에서 띠지를 분실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지휘 라인에 있던 신응석 전 남부지검장은 이미 퇴직한 상태다. 신 전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혔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형사3부장을 지내는 등 친윤(친윤석열) 검사로 평가받았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일선 수사 과정과 관련해 직접 감찰을 지시하는 일은 흔치 않다. 이번 사안을 법무부가 그만큼 중대하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 씨는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김건희 여사 선물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받고 교단 현안 청탁을 수수한 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