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향이길래…궁궐 찾은 사람들 문의 폭주한 ‘이 향기’ 정체

2025-08-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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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안 향기 정체 화제
뮤지컬·가배·야경 즐기는 ‘밤의 석조전’까지

덕수궁에서 풍기는 향기가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올가을 석조전을 야간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덕수궁을 찾은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최근 “궁궐 안에서 나는 향기가 유난히 좋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석조전 내부에 들어서면 은은하고 산뜻한 꽃향기가 퍼져 있어 “궁궐에만 쓰는 특별한 향인 줄 알았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문의가 많아지자 덕수궁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이 직접 답변을 남겼다. 확인 결과, 정체는 세스코의 ‘에어제닉 700 블로썸’으로 밝혀졌다. 해충 방지 기능과 함께 은은한 블로썸 향을 내뿜는 이 제품이 석조전 내부 향기의 출처로 확인된 것.

향기의 정체가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덕수궁 향기’라는 별칭이 붙으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스코는 제품명을 바꿔야 한다”, “팝업 매장이라도 열어달라”는 농담과 함께 “가정에서도 쓰고 싶다”, “굿즈로 출시하면 사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향을 맡으러 덕수궁에 가야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덕수궁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덕수궁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그리고 올가을, 이 향기를 직접 맡으며 덕수궁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9월 1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덕수궁 밤의 석조전’을 개최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평소 야간에는 볼 수 없는 석조전 내부를 탐방하고 고종 황제가 즐겼던 ‘가배(커피)’와 다과, 뮤지컬 공연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행사는 상궁의 안내를 따라 덕수궁을 산책하며 시작된다. 이어 전문 해설사와 함께 석조전 내부를 돌아보고, 2층 테라스에서는 고풍스러운 야경을 감상한다. 참가자들에게는 오얏꽃 카스테라, 쁘띠 피낭시에, 흑임자 사브레와 함께 따뜻한 가배, 차가운 가배, 오디차, 온감차 가운데 한 잔이 제공된다. 과거 커피를 가배차, 양탕국이라 부르던 시대의 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는 순간이다.

덕수궁 밤의 석조전  행사 사진 – 테라스 카페 체험 / 국가유산청 제공
덕수궁 밤의 석조전 행사 사진 – 테라스 카페 체험 / 국가유산청 제공

또한 석조전 1층 접견실에서는 대한제국 황실을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 관람 이후에는 개화기 소품을 착용하고 즉석 사진 인화기를 이용해 ‘인생궁(宮)컷’을 남길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된다. 단순히 내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다채로운 체험을 통해 궁궐 문화를 오감으로 즐기도록 구성됐다.

참가자는 추첨제로 선발된다. 회당 18명, 하루 54명씩 총 1890명이 이번 하반기 행사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응모는 티켓링크를 통해 8월 20일 오후 2시부터 26일 밤 11시 59분까지 가능하다. 계정(ID)당 한 번만 응모할 수 있고 당첨자는 8월 28일 오후 5시에 발표된다. 당첨자는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최대 2인까지 예매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1인당 2만 6000원이다. 잔여석은 9월 3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 예매가 진행된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매도 가능하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대한제국 황궁인 덕수궁의 역사를 이해하고, 특별한 가을밤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년 하반기 '덕수궁 밤의 석조전' 포스터 / 국가유산청 제공
2025년 하반기 '덕수궁 밤의 석조전' 포스터 / 국가유산청 제공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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