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인 줄만 알았는데…알고 보니 피부에 좋다는 ‘한국 식물’ 정체

2025-08-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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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미백·주름 개선 효과까지 과학적 입증

길가에 흔히 자라는 풀에서 피부 보습·항산화 효과가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길가나 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풀 ‘별꽃’이 화장품 원료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잡초처럼 취급되던 식물이지만 피부 장벽 강화와 항산화, 미백, 주름 개선 효과가 과학적으로 확인되면서 차세대 K-뷰티 소재로 개발이 추진되는 것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화장품 전문기업 코스메카코리아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별꽃 추출물을 유효 성분으로 활용한 화장품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연구진은 전남 목포시 고하도에서 자생하는 별꽃을 직접 채집해 줄기와 잎에서 성분을 추출했다. 분석 결과 이 추출물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건조함을 막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염증을 가라앉히고 노화를 늦추는 데도 긍정적인 작용을 보였다. 또한 피부 장벽을 강화해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미백과 주름 완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처럼 다양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을 토대로 지난 7월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다양한 화장품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별꽃 추출물의 피부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성분 전달 기술과 안정성 검증을 병행하면서, 인체 적용 시험을 거쳐 비건·클린뷰티 콘셉트의 제품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해외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자생 식물에서 새로운 소재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K-뷰티 산업 전반에도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전망이다.

별꽃 사진 / 환경부 제공
별꽃 사진 / 환경부 제공

별꽃은 석죽과에 속하는 1년생 풀로, 전국 들판과 밭, 길가 등에서 흔히 자생한다. 줄기는 10~40㎝가량 뻗으며 마디마다 뿌리를 내려 빠르게 번식한다. 줄기 한쪽 면에만 털이 나는 독특한 형태가 특징이고, 잎은 달걀 모양으로 마주 달리며 끝이 뾰족하다. 봄부터 여름 초입까지는 흰색 작은 꽃을 피우는데,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어 언뜻 보면 10장처럼 보인다. 별 모양을 닮은 이 모습에서 ‘별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름이 지나면 작은 삭과 열매를 맺고, 성숙하면 갈라져 수많은 씨앗을 퍼뜨린다.

예로부터 별꽃은 나물이나 약재로도 활용돼 왔다. 민간에서는 해열, 해독, 이뇨 효과가 있다고 전해 내려왔고, 어린 줄기와 잎은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했다. 현대 연구에서는 별꽃에 함유된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미네랄 등의 성분이 항염·항산화 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약용뿐 아니라 화장품 원료로도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이름만 조금씩 다른 비슷한 식물들도 있다. 쇠별꽃은 겉모습은 거의 같지만 암술대가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습기가 많은 논두렁이나 개울가에서 주로 자란다. 개별꽃은 꽃잎 끝이 살짝 오목하게 패여 있어 구분되고, 줄기와 꽃자루에 털이 있으며 산기슭이나 숲 가장자리처럼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큰개별꽃은 꽃잎 수가 6~8장으로 더 많고 윗부분 잎이 유난히 커서 다른 종과 차별되며 숲 속의 풀숲이나 반그늘 환경에서 자생한다.

별꽃 채취 /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제공
별꽃 채취 /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제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자생 식물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산업적 활용까지 이어가는 것은 단순한 연구를 넘어 지역 자원과 산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현장과 기업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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