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못 들어가는데… 이번 축전서만 개방되는 '경주 세계유산'
2025-08-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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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2일 경주 전역서 개막
'2025 세계유산축전 경주역사유적지구' 행사가 다음 달 12일 경북 경주 전역에서 개막한다. 평소엔 접근하기 어려운 신라 고도의 유적을 직접 탐방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20일 경주시는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세계유산축전은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이 주관하는 국가유산 활용 사업이다. 오는 10월 3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축전은 경주 외에 제주, 순천, 고창에서도 열린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불국사, 석굴암, 남산, 월성, 대릉원, 황룡사 등 경주 전역의 유산을 무대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 추첨을 거친 참가자들은 석굴암 내부에서 명상 체험을 하거나 불국사 청운교·백운교 위를 직접 밟아볼 수 있다.
아울러 첨성대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 양동마을에서 즐기는 고택 밤마실, 분황사 음악회, 신라 향가와 처용무에 페르시아 서사를 더한 '신 쿠쉬나메' 공연, 김알지 탄생 설화를 따라 걷는 관광상품 등을 준비한다.
개막식은 다음 달 12일 열리며 13일, 14일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기록을 바탕으로 팔관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라팔관회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경주 양동마을은 조선 시대 양반 가문이 15세기 중반부터 조성해 온 마을이다. 풍수지리 이념에 따라 배치된 가옥들이 사회적 계층 구조를 반영해 고가와 평민가옥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 마을 전체에 160여 채의 전통 가옥이 있으며 이 중 200년 이상 된 한옥은 무려 54채에 달한다.

전통 건축물 가운데 관가정, 향단 등 국보도 여럿 포함돼 있다. 양동마을은 1984년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된 이후 2010년 하회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형산강 인근의 계곡과 산줄기 사이에 자리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양동마을에 방문하면 한복 체험, 전통공예, 민속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음악회가 열리는 분황사는 경주 구황동에 자리해 있다. 신라 불교 문화와 역사적 전통을 간직한 고찰로, 신라 선덕여왕 당시 창건된 걸로 알려졌다. 경내에는 현존하는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모전석탑을 만날 수 있다. 돌을 벽돌처럼 다듬어 쌓아 올린 양식으로, 구조적 특성과 장식이 신라 초기 불교 건축 양식을 잘 보여준다.

한국 불교 건축의 정수로 꼽히는 불국사도 빼놓을 수 없다. 불국사는 신라 법흥왕 15년(528년) 불교 공인 후 창건돼 부처님의 세계를 지상에 구현한다는 발원에서 이름 붙여졌다. 극락적으로 오르는 돌계단인 청윤교와 백운교를 비롯해 다보탑 방향으로 오르는 계단인 연화교, 칠보교 모두 국보로 지정됐다. 네 다리 모두 극락세계에 이르는 길을 형상화한 것이다.
불국사에는 1966년 해체 수리 때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된 석가탑과 '땅 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탑'이라 불리는 다보탑 등이 있다. 또 석가모니불을 모신 본전인 대웅전과 아미타불을 봉안한 극락전, 비로자나불을 봉안한 비로전 등도 자리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