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문자까지 발송…야밤 도심 공원에 출몰해 난리 난 최대 300kg '위험 동물'

2025-08-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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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침입하는 '위험 동물', 그 이유는?

부산 도심 한 공원에서 대형 멧돼지가 출몰해 주민들에게 긴급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멧돼지 출몰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멧돼지 출몰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부산 금정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5분쯤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인근에서 멧돼지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서는 멧돼지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고, 두 마리는 청룡노포동 금정도서관 방면으로 이동 중이라는 목격 정보가 함께 전해졌다.

이에 금정구청은 9시 41분쯤 안전 안내문자를 긴급으로 보내고 즉시 기동포획단을 파견해 포획 작업에 나섰다. 인근 주민들에게 금정구청은 "영락공원 인근에 멧돼지 출몰하였으니, 인근 주민들께서는 안전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최근 한국 도심 곳곳에서 멧돼지 출몰이 빈번해지고 있다. 멧돼지는 성체 기준 최대 300kg에 달하는 경우도 있으며, 힘과 속도가 모두 강력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산 사례 역시 멧돼지 개체 수 증가, 서식지 단절, 먹이 부족, 그리고 인간의 사냥·포획 압력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도심 공원에 출몰한 멧돼지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도심 공원에 출몰한 멧돼지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우선 멧돼지 개체 수 급증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호랑이나 표범 같은 천적이 사라진 이후 멧돼지 번식률이 크게 높아졌다. 사망률은 줄었는데 개체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산림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일부 개체는 먹이나 서식지를 찾아 도심으로 내려오는 상황에 몰렸다.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단절도 주요 원인이다. 산지와 맞닿은 지역에 아파트 단지, 도로, 공원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멧돼지의 이동 경로가 끊기거나 차단됐다. 생태통로가 부족해진 결과, 멧돼지가 자연스럽게 도시 내부로 침입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먹이 부족 역시 도심 출몰 주요 요인으로 손꼽힌다. 산속에서 도토리나 뿌리류 같은 먹이를 구하기 힘든 시기에는 멧돼지가 상대적으로 음식물쓰레기와 인위적 먹이가 풍부한 도심을 탐색한다. 잡식성인 멧돼지는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음식물쓰레기 무단 투기 같은 도시 환경은 그들에게 매력적인 유인 요소가 된다.

포획과 사냥 같은 인위적 개체 수 조절 방식도 부작용을 낳고 있다. 포획 압력이 강해질수록 일부 멧돼지는 산속에 머물지 못하고 도심으로 몰리게 된다. 최근에는 도심-산림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멧돼지는 수 킬로미터 이상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고, 수영이나 장애물 돌파 능력까지 뛰어나 도심 내부 깊숙이 진입하는 데 큰 제약이 없다.

사나운 표정의 멧돼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사나운 표정의 멧돼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후 변화도 멧돼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겨울 기온이 상승하면서 혹한으로 인한 개체 감소가 줄었고, 먹이 자원도 일정 부분 늘어나면서 생존률이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멧돼지의 개체 수 증가는 더욱 가속화됐다.

번식력 증가, 서식지 단절, 먹이 유인, 포획 부작용, 기후 변화라는 요인이 맞물리며 앞으로도 유사한 멧돼지 출몰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도심에 등장한 멧돼지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다. 따라서 지자체 차원의 포획 대응뿐 아니라, 서식지 관리와 생태통로 확충, 음식물쓰레기 관리 강화 같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야생 멧돼지를 만나는 상황은 예기치 못하게 벌어지지만, 올바른 대처법을 알고 있느냐가 사고를 막는 가장 큰 변수다. 침착하게 행동하고, 멧돼지를 자극하지 않으며, 안전한 공간으로 신속히 피신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무엇보다 예방 차원에서 정해진 산행로를 지키고, 소리 나는 장비를 활용하는 습관이 사고 가능성을 크게 줄여준다.

§ 야생 멧돼지를 만났을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행동 수칙 '6가지'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1. 거리가 멀 때는 조용히 피하기

멧돼지가 나를 아직 인지하지 못했다면 절대 소리를 내거나 위협하지 말고, 뒷걸음질 치며 천천히 안전지대로 이동하는 것이 최선이다. 돌을 던지거나 손을 흔드는 행위는 멧돼지의 경계심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 나무, 바위, 시설물 뒤로 몸을 숨기는 것도 효과적이다.

2. 가까이서 마주쳤을 때는 침착 유지

멧돼지와 눈이 마주쳤다면 달리거나 등을 보이는 행동은 치명적이다. 소리 지르거나 손을 흔드는 것도 위험하다. 움직이지 않고 멧돼지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아주 천천히 옆으로 이동하며 은폐물 뒤로 숨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교미기(1~11월)와 포유기(4~6월)는 공격성이 강해지는 시기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 공격 태세일 때는 피신이 최우선

멧돼지가 돌진할 경우 정면으로 도망치기보다 옆 방향으로 몸을 피하며, 바위나 나무 같은 장애물을 활용해 피신한다. 가능하다면 1.3m 이상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 멧돼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얼굴과 몸은 가방이나 우산 등 소지품으로 방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예방 행동으로 사고 줄이기

산행 시 곰방울이나 금속 열쇠를 가방에 달아 미리 소리를 내면 멧돼지가 가까이 오지 않는 데 효과적이다. 반드시 정해진 등산로를 이용하고, 야간이나 외진 지역 산행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멧돼지를 목격했다면 112나 119에 신고해 다른 사람들도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5. 단체 행동과 침착함 유지

함께 산행 중이라면 흩어지지 말고 단체로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멧돼지가 길을 막았다면 무리하게 지나가려 하지 말고 되돌아가는 편이 낫다. 멧돼지와의 거리를 줄이거나,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는 행동은 절대 금지다.

6.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

도망치기, 달리기, 소리 지르기, 돌 던지기 등 멧돼지를 자극하는 행동은 오히려 위험을 키운다. 갑자기 시선을 끊고 등을 보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멧돼지는 위협받았다고 느낄 때 예측 불가하게 공격할 수 있으므로,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핵심이다.

유튜브, 채널A WORLD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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