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텃밭에서도 자라는데… 정부가 특허 등록한 ‘식물’의 정체
2025-08-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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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조절 효능 과학적으로 입증
고추나무 잎에서 면역을 조절하는 효능이 확인됐다.

시골 담벼락이나 길가에서 쉽게 보이던 고추나무는 마을 텃밭이나 아이들 체험농장에서도 자주 키우는 친근한 식물이다. 특별한 쓰임새 없이 그저 흔한 나무로만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로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효능이 확인되며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고추나무 잎 추출물이 면역 기능을 증진하고 조절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추출물은 면역 세포 활성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비정상적인 세포의 과도한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균형을 맞춰 인체 방어 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이번 성과는 ‘고추나무 추출물을 포함하는 면역 증진 및 면역 조절용 조성물’이라는 이름으로 특허 등록됐다. 해당 기술은 건강기능식품이나 면역 보조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에 대한 세부 정보는 지식재산정보 검색 서비스(KIPRIS)에서 확인할 수 있고 기술 이전은 한국임업진흥원을 통해 이뤄진다.

고추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으로 보통 1~2m 정도 자라는 중소형 나무다. 잎은 마주 달리고 타원형 또는 피침형으로 길게 뻗으며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연한 녹색을 띤다. 6월 전후에는 연보라색에서 자주색의 작은 꽃이 피고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모여 달린다.
가을이면 타원형의 검푸른 열매가 익어 더욱 선명한 자태를 드러낸다. 한국 전역의 산과 들은 물론 농가 주변에서도 흔히 자라며 척박한 땅에서도 잘 뿌리내린다. 예전에는 특별한 활용도가 없었지만 일부 관상용으로 심거나 나무 줄기와 잎을 약재로 쓰는 정도에 그쳤다.
그동안 고추나무는 특별한 산업적 가치 없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기능성 자원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이 확인되며 국산 원료 기반의 산업적 활용 길이 열렸다. 해외 수입 원료에 의존하던 건강식품 시장에서 자생 자원의 의미도 더 커졌다.
양희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장은 “그린바이오 연구뿐 아니라 지역특화 약용자원의 소득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임업 소득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