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뒤집혔다…한국, 이 선호도에서 '전 세계 1위' 차지했다
2025-08-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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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한 인식 변화, 30년 만의 전환
'아들을 낳아야 가문이 산다'는 기존 인식과 '딸이 더 좋다'는 새로운 분위기가 맞물리는 현재, 딸을 원하는 비율이 아들보다 더 높게 측정됐다는 조사가 나왔다.

지난 11일 여론조사기관 갤럽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4개국 성인 4만4783명을 대상으로 '아이를 한 명만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성별을 원하는가'를 물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의 28%가 '딸을 원한다'고 답했다.
한국은 딸 선호도 상위 5개국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이어 일본·스페인·필리핀(26%), 방글라데시(2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아들을 원한다'는 응답은 15%로 아들과 딸 선호 간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특히 과거와 비교하면 변화 폭은 극명하다. 1992년 같은 조사에서 한국인의 58%는 아들을 선호했지만 딸은 10%에 불과했다. 30년 만에 선호 성별이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출산 성비 변화에서도 이 흐름은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16.5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105.1명으로 자연 성비 범위(103~107명)에 진입했다. 2008년 이후부터 남녀 성비 균형이 맞춰졌다.

이러한 결과에 외신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월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딸 선호 사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여아 선호 현상 이유로 '성별 인식 변화', '미혼 남성 증가', '비교적 쉬운 육아 난이도', '딸의 안정적인 노부모 부양' 등을 들며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인류 역사에서는 남아 선호 사상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한국은 유교 전통, 중국식 종법(가문의 혈통을 중시하는 제도) 등으로 남존여비 관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과거의 사회적 분위기는 올해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잘 드러났다. 드라마 속 주인공 '오애순(아이유)'은 남아 특히 장손을 선호하는 윗세대에 의해 꿈을 펼치지 못하곤 했다. 그의 딸 '양금명(아이유, 1인 2역)'도 남자친구 박영범(이준영)과의 결혼 과정에서 가부장적 시댁과 갈등을 겪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러한 장면은 많은 이들의 공감과 관심을 샀다.

앞으로는 여성 선호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019년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47년' 추계에 따르면 2029년에는 여성 인구 수가 남성을 넘으며 사상 처음으로 성비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한국처럼 특정 성별이 우위를 점하는 국가들도 있는 반면, 이번 조사에서 '자녀의 성별은 상관없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국가들도 많았다. 특히 멕시코(84%), 조지아(82%), 덴마크·스웨덴(81%)에서는 자녀 성별에 대한 선호가 없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