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악수하긴 해야 하는데 하필 김문수·장동혁이라니...'
2025-08-24 09:01
add remove print link
깊어지는 정청래의 '악수 딜레마'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각각 "계엄을 해서 누가 죽었나", "(민주당이) '줄탄핵'과 '줄특검'으로 계엄을 유발했다"는 발언을 내놔 민주당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이들을 ‘윤어게인’ 성향 인사로 규정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대화 상대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며 “내란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이는 악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그는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도 말하며 자신의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실제로 취임 인사차 야당 지도부를 만나는 자리에서도 국민의힘은 건너뛰었고,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옆자리에 앉은 송언석 위원장과 악수하지 않았다.
문제는 정 대표 태도가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집권여당 대표가 제1야당과 악수조차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이어간다면 대통령의 협치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에도 협상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의힘이 내란 연루 등 문제가 있지만 국회 파트너로서 만나야 한다”며 “정 대표가 새 대표와 악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로 인사들 또한 정 대표를 만나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정 대표가 형식적 악수는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긴 정황도 있었다. 광복절 전날 그는 페이스북에 “국가 행사라 불가피한 경우 의례적 악수는 할 수 있다”란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실제 경축식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경직돼 악수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표 명의의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정 대표가 내심 고민 중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에 초강경 기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협치 요구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의힘 새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도부 내에선 선제적으로 악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김 전 장관과 장 의원 중 누가 당선돼도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당 대표가 대화의 물꼬를 트는 제스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매체에 여의도에서는 앞에서는 싸우고 뒤에서는 악수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정 대표는 다르다면서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부르는 자리를 마련해 자연스럽게 악수할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일본·미국 순방에 나서기 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 대표와 인사를 나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