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를지 가늠 안 돼...” 1개 가격 7450원 찍고 난리 난 '국민 과일'

2025-08-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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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같은 기간 2만 5900원 대비 가격 54% 폭등
추석 앞두고 비싸서 구매 포기하는 '대표 국민 과일'

추석을 한 달여 앞둔 시점, 대표 제수용품이자 ‘국민 과일’로 불리는 사과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압박하고 있다. 한 개에 7000원을 훌쩍 넘는 가격표가 붙자, 시장과 마트 곳곳에서는 “도대체 얼마나 더 오르려는 거냐”는 푸념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과수 농가 피해. 자료 사진 / 뉴스1
과수 농가 피해. 자료 사진 / 뉴스1

사과 한 개에 7450원…시민들 “장바구니에 넣기 겁난다”

제주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트를 찾은 주부 김모 씨는 진열대에 붙은 가격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사과 한 개 가격이 무려 7450원에 책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과일 가격이 심상치 않아 장바구니에 넣기가 겁난다”며 “추석에는 얼마나 오를지 가늠도 안 된다”고 혀를 찼다.

실제 가격 통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제주 지역 후지 사과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4만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5900원과 비교하면 무려 54%나 뛰었다. 한 달 전보다도 31%가량 올랐고, 평년과 비교해도 39%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 연합뉴스

이상 기후·자연재해 겹치며 공급 부족 심화

사과 가격이 단순한 계절적 요인만으로 오르지는 않았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상 기후’를 지목한다.

지난 5월 발생한 저온 피해로 생육이 지연된 데다, 여름 내 이어진 폭염과 폭우로 조생종 사과의 생산량이 줄었다. 홍로 품종은 크기 부진으로 상품성이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 3월 경북 사과 주산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공급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8월 사과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5.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저장사과 물량이 이미 모두 소진된 상태에서 홍로·부사 출하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사과 공백기’가 이어지면서 단기적 가격 불안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사과 공백기”에 불안한 소비자들

사과는 추석 제수상에서 빠질 수 없는 과일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가격표를 보고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장바구니에 담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엔 ‘필수 구매 전략’을 세워 꼭 필요한 만큼만 소량으로 구입하거나, 아예 대체 과일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마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과를 낱개로 파는 걸 보고 처음엔 웃었는데, 지금은 납득이 된다”는 반응과 함께 “아이 간식으로 사주고 싶어도 부담돼 손이 안 간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바닥에 떨어진 사과.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바닥에 떨어진 사과.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정부 “추석 수급 문제없을 것”…가격 안정 대책 마련

정부는 추석 물가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준비 중이다.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늦은 9월 하순에 자리한 만큼, 농가 출하 의향이 높고 전반적인 작황도 나쁘지 않아 성수기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계약재배 물량과 비축분을 풀어 시장 공급을 늘리고, 산지 출하 물량을 조율해 가격 안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공급 물량이 확대되면 단기적인 가격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

사과 재배 모습.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사과 재배 모습.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체감 물가가 크게 오른 데다, 기후 변수와 공급 차질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사과뿐 아니라 배, 포도 등 다른 과일류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추석 장보기가 겁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과는 제수용뿐 아니라 선물세트로도 수요가 많아 추석 전후 가격 불안이 반복되는 품목”이라며 “이번에는 이상 기후와 산불 피해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체감 부담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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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맛,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이유

사과는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 그리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산미가 조화를 이루는 과일이다. 품종에 따라 단맛이 강한 부사, 새콤달콤한 홍로, 향이 풍부한 아오리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한다. 특히 후식이나 간식으로 부담 없이 먹기 좋고,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도 꾸준히 수요가 많아 ‘국민 과일’로 자리매김해왔다.

사과의 효능, 건강을 지키는 일상 과일

사과에는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해 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다. 또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과 비타민 C가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적당량의 과일당은 에너지를 보충해 주면서도 칼로리가 높지 않아 다이어트 식단에도 자주 활용된다. 이런 이유로 사과는 가격이 다소 오르더라도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는 대표 과일로 꼽힌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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