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판에서 생겨났는데…이젠 전 세계가 사랑하는 아침 '단골 메뉴'

2025-08-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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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들고 먹는 간편한 음식의 탄생 비화

출근길 편의점, 주말 소풍, 바쁜 점심시간. 손에 기름 묻히지 않고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는 음식만큼 편리한 것도 없다.

샌드위치 자료사진 / shulers-shutterstock.com
샌드위치 자료사진 / shulers-shutterstock.com

이런 특징 때문에 샌드위치는 전 세계 어디서나 사랑받는다. 하지만 이 단순한 형태의 음식이 어떻게 오늘날의 ‘샌드위치’로 자리 잡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빵에 고기를 끼워 먹는 습관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고대 이집트와 로마에서도 납작빵 위에 고기를 올려 먹는 풍습이 있었고, 유대인의 전통 의식에서도 무교병에 고기와 쓴 나물을 함께 싸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 카드놀이에서 태어난 이름

샌드위치 자료사진 / LightShadeVisuals-shutterstock.com
샌드위치 자료사진 / LightShadeVisuals-shutterstock.com

샌드위치라는 명칭은 18세기 영국 귀족 존 몬태규, 제4대 샌드위치 백작에서 비롯됐다. 샌드위치 백작은 카드놀이와 도박을 즐기던 인물로, 식사 때문에 게임을 멈추고 싶지 않아 하인에게 빵 두 장 사이에 고기를 끼워 달라고 시켰다. 손에 소스가 묻지 않고 카드도 계속 잡을 수 있는 방식이었고, 주변 사람들도 같은 방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샌드위치 백작처럼”이라는 말이 퍼졌고, 곧 음식 이름으로 굳어졌다.

■ 귀족의 취향에서 대중의 음식으로

샌드위치가 처음에는 상류층의 간식으로 유행했다면, 산업혁명을 거치며 대중적인 간편식으로 자리 잡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노동자들에게 손쉽게 들고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는 최적의 음식이었다. 커피하우스와 여관, 클럽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영국 사회 전반으로 퍼지며 “빠른 식사”의 대명사가 됐다.

■ 세계 각지로 확산된 샌드위치 문화

샌드위치 자료사진 / Food is Love-shutterstock.com
샌드위치 자료사진 / Food is Love-shutterstock.com

19세기에는 유럽 이민자들과 함께 샌드위치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1840년대 미국 요리책에서 처음 ‘샌드위치’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곧 다양한 변형이 나타났다. 땅콩버터 샌드위치, 클럽 샌드위치, 햄버거 같은 아메리칸 스타일은 세계로 퍼져 나갔고, 각국은 자신들만의 버전을 만들어냈다. 프랑스의 크로크무슈, 베트남의 반미, 멕시코의 토르타처럼 지역 색깔이 더해진 샌드위치는 또 다른 음식 문화가 됐다. 한국 역시 계란 샌드, 야채 샌드, 편의점 샌드위치까지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했다.

오늘날 샌드위치는 단순한 간편식을 넘어 문화와 시대를 품은 음식이다. 고대의 빵 문화에서 시작해 귀족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고, 산업혁명을 거쳐 전 세계인의 일상으로 스며든 것이다. 손에 소스가 묻지 않도록 고기를 빵에 끼워 달라던 한 귀족의 요청이, 오늘날 수십억 인구가 즐기는 글로벌 음식으로 확장됐다는 사실은 음식 역사가 얼마나 흥미로운지 보여준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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