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이 나무가 자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믿기지 않는다

2025-08-25 12:37

add remove print link

고흥군서 노지 올리브 재배 화제... 기후변화 가속화

올리브 나무 / MBC뉴스 유튜브
올리브 나무 / MBC뉴스 유튜브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남 고흥군의 한 노지에서 한국에선 보기 힘든 특이한 나무가 자라고 있다. 올리브 나무가 그것이다. 200그루가 넘는 올리브 나무가 줄지어 식재돼 있다. 햇살을 받아 초록빛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은 마치 지중해를 연상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올리브는 지중해성 기후에서 주로 재배된다. 한국에서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실험적으로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여수MBC 보도에 따르면 고흥의 농가는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250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재배하며 한국에서 보기 드문 풍경과 함께 새로운 농업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올리브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상록수다. 수천 년 동안 지중해 문명의 상징이자 생명력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테나 여신이 아테네에 선물한 나무로 전해진다. 올림픽의 월계관과 함께 평화의 상징으로도 사용돼 왔다. 올리브는 건조한 기후와 석회질 토양을 좋아하며, 연간 강수량이 400~600mm 정도인 지역에서 잘 자란다. 일반적으로 지중해성 기후인 연평균 기온 15~20도에서 최적 생육 조건을 보인다.

올리브 열매 / MBC뉴스 유튜브
올리브 열매 / MBC뉴스 유튜브

올리브유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비타민 E와 항산화 성분이 많아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기계적 압착으로만 추출해 영양가가 높고 맛이 뛰어나다. 올리브 나무는 수명이 길어 수백 년에서 1000년까지 산다. 일반적으로 심은 후 3~5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수확량은 기후와 토양, 재배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고흥에서 노지 재배되는 올리브는 이런 점에서 농업 연구와 향후 산업적 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현재 고흥의 올리브 나무들은 나무마다 초록빛 올리브 열매를 맺어 다음 달 수확을 앞두고 있다. 수확된 올리브는 올리브유 생산을 위한 연구자료로 제주도 농업기술센터에 공급된다. 아직 농가 소득을 올릴 정도로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만 하우스가 아닌 노지 재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올리브 열매 / MBC뉴스 유튜브
올리브 열매 / MBC뉴스 유튜브

올리브 외에도 고흥에서는 애플망고와 커피, 무화과 등 여러 아열대 작물 재배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무화과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과수다. 원산지는 아라비아 남부와 지중해 연안이다. 무화과는 '무꽃과'라는 뜻이다. 꽃이 열매 안쪽에 숨어 있어 꽃을 볼 수 없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는 꽃이 열매 내부에서 피어 수정이 이뤄진다.

무화과는 당분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되며, 칼슘, 철분, 칼륨 등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또한 무화과에는 피신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를 돕는다. 무화과는 신선한 상태로 먹거나 말려서 건과일로 섭취하기도 한다.

고흥군 두원면 주민 송옥식씨는 인터뷰에서 "전에 없던 것도 많이 나온다"라며 지역 농업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남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은 1900여㏊(헥타르)로 전국 면적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2년 만에 농가 900여 곳이 증가했고, 면적도 두 배나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갈수록 따뜻해지는 날씨 때문이다. 전남의 연평균 기온이 100년 전보다 1.6도 오른 데다 지난해에는 15.9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남도도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아열대 작물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마다 뜨거워지는 날씨에 우리 농업의 미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중해의 대표 작물인 올리브가 한국의 노지에서 열매를 맺는 현상은 기후변화가 가져온 농업 생태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노지 올리브가 전남 고흥군에서 자라고 있다. / '여수MBC'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