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기소' 정면으로 문제 삼았나

2025-08-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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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숙청이나 혁명처럼 일어난 듯 보인다“ 발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기소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 나는 오늘 백악관에서 새 대통령(이 대통령)을 만난다. 이 문제에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숙청'이나 '혁명'은 내란 특별검사 수사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기소 및 재판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던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확인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을 인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내에서도 페이크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공식 계정인지 확인을 해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알려진 시점은 강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던 시간과 겹치는 만큼 당시 강 대변인이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전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한 배경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강경 지지층의 영향이 작용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 이른바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과의 결속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 지지층은 해외 정치 상황에서도 ‘좌파 세력’이나 ‘공산주의 확산’이라는 프레임을 자주 사용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두고 ‘혁명’이나 ‘숙청’을 거론한 배경에도 이러한 지지층의 시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라 루머 같은 극우 성향 인사들이 한국 대선을 두고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뜨린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극우 선동가'로 불리며 백악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루머는 지난 6월 이 대통령 당선 직후 엑스에 "공산주의자들이 한국을 접수해 오늘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는 끔찍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미국 내에서도 대표적인 극우 정치 인사로 꼽히는 루머는 음모론적 주장과 선동적인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보수 진영 강경 지지층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선거와 관련한 근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이나 반(反)이민 담론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면서 미국 내에서 주류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는 ‘극우 음모론자’, ‘혐오 선동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논쟁적인 메시지를 직접 공개함에 따라 회담에서 한국의 내란 특검 수사와 전직 대통령 기소 문제를 의제로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댔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의 첫 회담을 앞두고 최대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압박에 나섰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정상회담이나 외교 현안을 앞두고 돌출성 발언을 쏟아내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반복해왔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한국을 압박하며 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했고, 나토(NATO) 동맹국들을 향해서도 “제대로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며 강경한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한국 상황을 문제 삼으며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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