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어도 못 먹었는데…금어기 풀리자 첫날 28톤 팔린 '국민 수산물' 정체

2025-08-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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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기 끝나고 대량 어획 시작한 국민 수산물

두 달간 잡을 수 없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수산물이 금어기 해제와 함께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조업 금지가 풀린 첫날부터 28톤 넘게 거래되며 어민과 소비자 모두 환호했다.

인천 연평도 꽃게 조업 현장 자료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 연평도 꽃게 조업 현장 자료 사진 / 인천시 제공

이 수산물의 정체는 바로 '꽃게'다. 26일 보령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어기가 끝나자마자 보령 지역 위판장에는 엄청난 양의 꽃게가 올라왔다. 보령수협 위판장에서 8.2톤, 대천서부수협 위판장에서 20톤이 각각 경매에 나와 하루 만에 총 28.2톤이 팔렸다.

다음날인 22일에도 보령수협에서 10톤이 더 거래되며 꽃게 풍어 행진이 계속됐다.

금어기 해제 첫날인 지난 21일, 꽃게 풍어 맞은 보령수협 위판장 / 보령시 제공
금어기 해제 첫날인 지난 21일, 꽃게 풍어 맞은 보령수협 위판장 / 보령시 제공

꽃게는 서해안 지역을 대표하는 국민 수산물로 불린다. 특히 가을철 꽃게는 맛과 영양이 절정에 달해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풍부한 단백질과 저지방 특성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꽃게가 국민 수산물로 자리잡은 이유는 뛰어난 영양 가치 때문이다. 칼슘과 인,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뼈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꽃게 껍질에 들어있는 아스타잔틴은 비타민E보다 500배 이상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눈 건강과 노화 방지 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타우린 함량이 대게보다 2.3배, 새우보다 1.4배나 높아 피로회복과 간 보호, 혈관 건강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개선에도 도움을 줘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키토산 성분은 체내 지방 흡착과 면역 기능 증진에 기여하며, 여성의 산후 회복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2일 올해 첫 어획한 '서해안 꽃게' 할인 판매에 돌입한 서울 은평구 롯데마트 / 롯데쇼핑 제공
지난 22일 올해 첫 어획한 '서해안 꽃게' 할인 판매에 돌입한 서울 은평구 롯데마트 / 롯데쇼핑 제공

올해 꽃게 어획량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2024년 같은 시기 보령수협에서는 고작 1톤, 대천서부수협에서는 2톤만 잡혔다. 올해는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꽃게는 올해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금어기를 거쳤다. 산란기 암컷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서해5도 일부 지역은 산란 시기가 달라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조업을 중단했다.

금어기 동안 꽃게는 시장에서 구경하기 어려웠다. 공급이 급감하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특히 올해 봄과 초여름 어획량이 5년 평균보다 크게 줄어 꽃게 값이 2배 가까이 뛰었다. 4~6월은 암꽃게 제철임에도 수온 하락 등으로 어획량이 감소해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다.

금어기 전 1kg당 1만 원을 넘나들던 꽃게는 현재 위판장에서 1kg에 6000원~8000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로 내려온 것이다.

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꽃게를 정돈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꽃게를 정돈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올해 꽃게 대풍이 일어난 배경에는 해양 환경 변화가 있다. 작년에는 높은 수온 때문에 꽃게 서식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어획량이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서해 바닥층 찬물이 연안 쪽으로 넓게 퍼지면서 꽃게들이 한 곳에 모여들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서해 저층 냉수 세력 확장과 월동기 황해난류의 서해 수송량 증가, 봄철 꽃게 크기 증가 등을 어획량 회복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한 보령시가 6월과 7월 삽시도 해상에서 실시한 꽃게 종자 방류 사업도 어획량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가을어기 서해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가을 대비 104~14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꽃게뿐만 아니라 갈치와 오징어 등 다른 어종도 보령 앞바다에서 활발히 조업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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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은 올 가을 꽃게잡이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금어기 해제와 함께 시작된 풍어가 가을철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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