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일 등으로 번 1억, 폐암 투병 중에도 '아픈 아이들' 위해 내놓은 여성
2025-08-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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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투병 중에 피어난 숭고한 나눔의 마음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한 60대 여성이 마지막 순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전 재산을 내놓았다.
지난 26일 가천대 길병원은 고 이성덕 씨의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이어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기부금은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치료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고인은 인천 서구의 작은 빌라에서 홀로 살며 건설 현장과 청소일 등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성실히 살아왔다. 그렇게 모은 돈을 자신이 아닌, 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에게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덕 씨는 지난해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병세가 악화해 지난 15일부터 입원 치료를 이어갔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치료 중에도 그는 병원 사회사업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고인의 조카는 “이모가 남은 재산을 꼭 아픈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말을 남겼다”며 유언을 실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우경 길병원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에게 남겨주신 고인의 숭고한 뜻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그 마음이 헛되지 않도록 어린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고 희망을 키워가는 데 소중히 쓰겠다”고 말했다.

이성덕 씨의 사연은 또 다른 중요한 메시지를 보여준다. 그가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도 단순히 감기에 걸린 줄 알았다고 한다.
사실 폐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흔히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착각하기 쉽다. 기침이 오래 지속되거나, 가래에 피가 섞이거나, 목소리가 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런 증상들 대부분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감기와 구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고 뒤늦게 진단을 받기도 한다.
의료진은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흡연력,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을 고려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기침이 몇 주 이상 계속되거나 호흡이 점점 짧아지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