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혁명 운운한 트럼프 달랜 이재명… 다른 정상들처럼 아부 퍼부었다”
2025-08-2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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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매체 유로뉴스 등 집중 조명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무난히 마무리한 가운데, 일부 외신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른바 '아부 전략'이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하나의 관행처럼 굳어지는 분위기다.

유럽 매체 유로뉴스는 26일 보도에서 트럼프가 회담 전 한국에 대해 "숙청 또는 혁명이 벌어지고 있어 같이 사업할 수 없다"고 압박했지만, 이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찬사를 연이어 보내자 긴장감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를 두고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와의 과거 회담에서 얻은 교훈을 되새기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은 미국과의 무역 조건 개선이나 군사 지원 유지를 위해 비판보다는 칭찬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악관의 장식, 뉴욕 증시의 상승세, 트럼프의 중재 외교를 언급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회담은 트럼프가 환한 표정을 짓는 등 긍정적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이 같은 방식은 이미 주요국 정상들이 트럼프를 상대할 때 자주 사용하는 외교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을 감안해 기존의 비판 중심 외교에서 칭찬과 친분 강조로 노선을 바꿨다. 외교적 실리를 위해 자존심을 접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유럽 확대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를 향한 칭찬과 감탄이 이어졌다. 회의는 전반적으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나토(NATO) 동맹이 오랜만에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미흡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책임은 유럽에 떠넘겼다. 회의 장면은 좋았지만, 실속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유럽 경제 논평가 마르틴 산드부는 칼럼을 통해 "유럽이 트럼프에게 영혼을 팔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자해적 기회주의는 실용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다"며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중재 능력을 과도하게 칭송하는 것은 전략적 판단이지만, 자존심을 버릴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산드부는 또한 "트럼프가 보이는 짜증, 괴롭힘, 형식적 복종 요구가 국제 사회에서 일반화되고 있다"며 유럽이 그 대가로 자유무역과 민주주의를 지탱할 정치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