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사 먹는다…가격 15% 올랐는데 나오자마자 2205 상자 완판된 '국민 과일'
2025-08-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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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15% 이상 가격 뛴 과일
올해 대표적인 가을 과일 값이 지난해보다 크게 뛰었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경북 청송군에서 지난 25일 열린 2025년산 첫 사과 경매에서 출품된 홍로 사과 전량이 완판되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청송군농산물공판장에서 이날 진행된 올해 첫 사과 경매에는 홍로 사과 2205 상자가 나왔다. 20kg들이 한 상자당 평균 낙찰 금액은 9만 4057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15%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전국적으로도 사과 값 상승세는 뚜렷하다.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월 하순 기준 사과 10kg 중도매 평균 가격은 8만 704원으로, 전년 대비 19%, 평년 대비로는 32%나 올랐다. 전국 도매시장에서는 10kg 한 상자가 6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연이은 기상 악화가 있다. 봄철 늦서리와 여름 폭염, 태풍 등 이상 기후가 반복됐고, 병해충 피해도 겹쳤다. 최근에는 산불로 일부 저장고가 소실되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기상청은 올해 사과 생산량이 작년보다 12.5%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비싸진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사과 판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 상승했지만, 판매액은 16.8% 늘어났고, 실질 판매액도 33.6% 증가했다. 고품질 사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경매된 홍로 사과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조생종 품종이다. 1980년대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에서 육성해 1988년 '홍로'라는 이름을 얻었다.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수확되는 홍로는 신맛이 거의 없고 당도가 높아 추석 차례상과 선물용으로 각광받는다.
홍로 사과는 진한 붉은색 껍질과 장원형 모양이 특징이며, 평균 무게는 300g 정도다.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껍질이 얇아 상온에서 보관 기간은 30일 정도로 다소 짧다. 청송을 비롯해 영주, 거창, 장수, 충주 등이 주요 생산지다.
청송군농산물공판장은 지역 사과 유통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11월 문을 연 이후 4년 만에 출하량이 1905톤에서 1만 3236톤으로 약 7배 급증했다. 현재 청송군 전체 사과 농가 4600여 곳 중 1700여 곳이 이용하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올해 산불 피해와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성껏 사과를 재배해 햇사과를 출하해 주신 농가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군은 앞으로도 농업인의 생산비 절감과 소득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사과 시장은 공급 감소와 높은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1kg당 6000원 이상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