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만에 싹쓸이…900원대 등장하자마자 완판된 '국민 수산물' 정체

2025-08-2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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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수산물 파격 할인 행사...마트 개점 전부터 오픈런 현상까지

대형마트 개점 시간을 앞두고 수십 명의 고객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문이 열리자마자 고객들이 수산 코너로 달려가 상자 단위로 특정 수산물을 담아가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판매 시작 30분도 되지 않아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발생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대형마트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대형마트 이미지

이 수산물의 정체는 바로 제철을 맞은 서해안 꽃게다. 지난 20일 금어기가 끝나면서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햇꽃게 특가 판매에 나서자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100g당 900원대 파격 할인...주요 대형마트 3사 초저가 경쟁 치열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 3사가 꽃게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서해안 햇꽃게를 100g당 992원에 내놓았고, 이마트는 가을 햇꽃게를 985원에, 홈플러스는 온라인에서 냉수마찰기절꽃게를 905원에 판매 중이다.

꽃게는 산란기 보호를 위해 매년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금어기에 해당한다. 금어기 해제 직후 신선한 꽃게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난 27일 홈플러스 강서점 '가을 햇꽃게 기획전' 할인 행사에 몰린 시민들 / 홈플러스 제공
지난 27일 홈플러스 강서점 '가을 햇꽃게 기획전' 할인 행사에 몰린 시민들 / 홈플러스 제공

실제 지난 26일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개점 10분 전부터 30여 명의 고객이 대기했다. 매장 문이 열리자 고객들이 수산 코너로 몰려가 꽃게 상자를 장바구니에 담았고, 1.5m 높이로 쌓인 재고는 5분 만에 절반이 줄었다. 30분 후에는 완전히 품절됐다.

"언제 다 팔릴지 몰라"...오픈런 현상까지

서울 마포구 거주 김모 씨(50대)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꽃게가 언제 다 팔릴지 몰라서 오픈 시간보다 20분 일찍 왔다"며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장 볼 때마다 부담이 컸는데 꽃게로 당분간 반찬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꽃게를 구입한 다른 60대 서울 시민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구매"라며 "집 주변 마트에서는 구하기 어려워 아침부터 운전해서 다른 지역 매장까지 찾아왔다"고 매체에 전했다.

롯데마트 은평점에서 햇꽃게를 구입하는 시민들 / 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 은평점에서 햇꽃게를 구입하는 시민들 / 롯데쇼핑 제공

매출 급증에 어획량도 작년보다 최대 40% 늘 전망

꽃게 특가 판매 효과는 매출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행사 시작일인 21일부터 4일간 수산코너 매출이 2주 전 같은 요일 대비 약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관련 매출이 35% 늘었고, 이마트 역시 수산 카테고리 매출 3% 상승과 함께 수산 코너 방문 고객이 18% 증가했다.

이 같은 저가 공급이 가능한 배경에는 어획량 증가가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가을어기(8월 21일~11월 30일) 서해 꽃게 어획량이 작년 가을(7885t) 대비 104~14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가을 꽃게잡이 자료 사진 / 뉴스1
가을 꽃게잡이 자료 사진 / 뉴스1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서해 저층 냉수 세력 범위 확장과 월동기 황해 난류의 서해 수송량 증가, 봄철 꽃게 개체 크기 증가 등이 어획량 회복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렇듯 공급 여건 개선과 소비자 수요 집중으로 대형마트의 꽃게 할인 판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고단백 저지방에 타우린 풍부한 '국민 수산물' 꽃게

꽃게가 국민 수산물로 불리는 이유는 뛰어난 영양가 때문이다.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이 풍부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며, 100g당 약 711mg의 타우린을 함유해 대게보다 2.3배, 새우보다 1.4배 높은 수치를 보인다.

타우린은 혈압 안정과 콜레스테롤 감소,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아르기닌, 메티오닌 등 다양한 아미노산이 활력 증진과 알코올 해독에 도움을 준다.

2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물속에서 팔딱거리는 '활 수꽃게'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 농협유통 제공
2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물속에서 팔딱거리는 '활 수꽃게'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 농협유통 제공

칼슘, 인, 아연 등 미네랄과 비타민도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의 골격 형성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껍질의 키틴질은 지방 축적 방지와 장내 면역기능 증진, 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꽃게가 몸의 열을 내리고 어혈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고 본다. 황달이나 산후통 등 다양한 한방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유튜브, KBS News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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