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경력 해녀 2명 수심 2m서 동시사망' 미스터리... 뜻밖의 사망 원인

2025-08-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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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담그기도 힘들 정도로 차갑다는 부산 앞바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전국이 폭염으로 끙끙대는 와중에 부산 앞바다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닷물 온도가 13도까지 떨어져 발을 담그기도 힘들 정도로 차가워진 것이다. 이 이상한 현상 때문에 최근 해녀들의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큰 걱정을 낳고 있다.

올여름 전국 대부분의 바다가 고수온으로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만큼은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온 분포 영상을 보면 동해안 일대가 온통 빨간색인데 부산과 울산 바다만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바로 '냉수대'가 찾아온 것이다.

부산 MBC에 따르면 올여름 부산의 바닷물 평균 온도는 13도다. 여름철 부산 평균 수온인 25도에 비해 10도 이상 낮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최근 3년간 부산의 바닷물 온도를 비교해보면 재작년에는 25도 이상, 지난해에는 17도에서 25도였는데 올해는 15도를 밑돌고 있다.

이런 급격한 수온 변화는 바다에서 일하는 해녀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으로 작용한다. 지난 23일 부산 기장 일광해수욕장에서 물질을 나갔던 경력 50년 이상의 숙련된 70대 해녀 2명이 사망했다. 이어 26일에는 제주 우도에서 물질하던 80대 해녀가 또다시 목숨을 잃었다.

부산 해녀 사망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기상상황이나 파도에는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당시 바닷물이 냉수대 영향으로 아주 차가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8일부터 울산 진하부터 부산 기장 연안에 '냉수대 주의보'가 내려졌다. 2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울산 간절곶과 부산 기장의 수온은 각각 13.9도, 18.6도를 기록했다. 같은 날 강원 고성 26.9도, 강릉 23도, 포항 24도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냉수대는 바람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불면서 따뜻한 표층의 바닷물이 먼바다로 밀려나가고, 그 자리에 깊은 곳의 차가운 물이 올라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부산 MBC에 "냉수대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수온 변동성이 상당히 크게 나타난다"며 "냉수대가 소멸될 때는 수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양식생물에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 우도에서 발생한 사고를 살펴보면, 26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앞바다에서 80대 해녀 A씨가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에 있던 동료 해녀들이 A씨를 구조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A씨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닥터헬기를 타고 제주시 소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부산에서 발생한 사고도 마찬가지로 두 해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사촌 자매였던 이들이 차고 있던 납추와 수심이 2m도 채 되지 않은 지점에서 두 사람이나 사고를 당한 것과 관련해 유족 측은 감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양경찰 관계자는 "과학수사대와 함께 전기 감전 가능성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으나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냉수대 현상은 해녀들뿐만 아니라 양식업계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50일 넘게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제주 앞바다 양식장 한 곳에서는 최근 열흘 동안 넙치 3000여 마리가 폭염에 죽어 나갔다. 한 양식업자는 "아깝다. 지금 한참 클 건데 지금 이 사이즈에서 죽어버리면 어장으로는 엄청난 피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두 달 가까이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지며 2억 원 넘는 피해를 냈지만, 올해는 오히려 냉수대 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지속됐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18일 또다시 냉수대 주의보가 발령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기압골이 남하하면서 잦은 바람 방향 변화로 인해 동해 남부 연안을 중심으로 냉수대 출현과 소멸이 반복되는 등 당분간 수온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당분간 냉수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바람의 방향과 수온 변화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급격한 수온 변화가 해녀들의 몸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령의 해녀들은 갑작스러운 저수온에 노출될 경우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냉수대 현상이 계속되면서 해녀들과 어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당국은 냉수대 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에서 물질이나 어업 활동을 할 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며, 수온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 냉수대에 소개하는 부산 MBC 보도.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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