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특검, 김건희 여사 구속기소…역대 영부인 재판행 첫 사례

김건희 여사가 29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회부되며 우리나라 헌정사에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9일 오전 11시 10분경 김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구속된 채로 법정에 서게 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이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사법부 심판대에 오르는 것도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번 기소는 특검팀이 지난달 2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 수사에 착수한 지 58일 만에 이뤄졌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지난 12일 구속영장에 명시된 내용과 동일하다.

첫 번째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 당시 이른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료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한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제공하는 '전주' 역할을 맡아 권오수 전 회장 등 주범들과 공모해 3700여 차례의 통정거래를 통해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세 번째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다.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로부터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고가품을 받고,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와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측 현안 실행을 도운 혐의다.

김 여사는 구속 후 지난 14일, 18일, 21일, 25일, 전날까지 총 5차례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연합뉴스에 "특검에선 진술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재판에는 최대한 성실히 출석해 특검의 주장에 반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현재 서울남부구치소에 구속된 상태로 신분이 피고인으로 전환됐다. 구속 피고인은 1심 진행 기간 동안 최장 6개월까지 구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