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금요일에 하더라”…못 믿겠다는 생리휴가, 증명 방법은?
2025-08-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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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휴가, 프라이버시와 건강권의 충돌
객관적 증명은 불가능해
생리휴가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는 매월 생리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여성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는 불신과 사생활 침해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특히 일부 기업이 생리휴가 사용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생리 중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가능할까?

여성의 생리는 단순히 출혈 여부로 판단되지 않는다. 주기는 개인마다 다르고, 스트레스나 질환, 생활습관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 의학적으로도 “매월 특정 날짜에 반드시 생리를 한다”는 식의 확정적인 증명은 어렵다. 그렇다면 실제로 생리 중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흔한 방식은 개인이 사용하는 생리대나 탐폰, 월경컵 등에서 채취한 혈액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적인 신체 분비물에 대한 직접적 증거물이므로 현실적으로 제출을 요구할 수 없다. 개인의 인격권과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하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에서 진단서를 발급받는 방법도 있다.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통해 현재 생리 중이라는 진술을 기록해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환자의 주관적 진술에 크게 의존한다. 의사가 현장에서 직접 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는 과학적 확정이 어렵고, 무엇보다 매달 병원을 방문해 휴가를 증명하라는 요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생리 주기를 기록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는 본인이 직접 입력한 데이터일 뿐, 법적 효력을 갖는 증명 자료는 되지 않는다. 또한 배란 호르몬을 감지하는 테스트기나 기초체온 측정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주기를 추적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현재 생리 중임”을 객관적으로 확정해주는 도구는 아니다.
결국 생리를 완벽하게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출혈이 있는 시점이라 하더라도 개인적, 의학적, 사회적 한계 때문에 객관적 증거로 제시하기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생리휴가는 본질적으로 신뢰에 기반한 제도”라고 강조한다. 근로자가 거짓으로 신청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존재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개인의 신체적 자유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이처럼 생리 중임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도의 운영에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 증명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신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