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한국 문화 아이콘이었는데, 갈수록 인기 떨어지고 있는 술
2025-08-3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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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2030세대의 새로운 음주 트렌드에 고전
홈술 문화와 건강 중심 소비가 바꾼 소주 시장
국내 소비자들의 소주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상반기 소주 매출액은 2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와 ‘참이슬’ 역시 상반기 매출이 7721억원으로 0.5% 줄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달라진 회식과 음주 문화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했다고 분석한다.
대학과 직장의 회식 문화가 ‘마시고 죽자’에서 ‘적당히 즐기자’로 바뀌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소주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1만5596kl였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4년 81만5712kl로 감소했다.

◆ 건강·홈술 중심 소비 확산, 소주 인기 하락
소주 소비 감소는 개인 음주 트렌드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혼술과 홈술 문화가 확산되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은 전통 소주 대신 와인, 위스키, 무알콜 음료, RTD(즉석 음용 주류)를 선호한다. BGF리테일과 GS25의 자료에 따르면 RTD 주류는 2023년 이후 매출 증가율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2027년 RTD 시장 규모가 2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다양한 맛과 저도수 제품을 찾는 소비 트렌드는 소주의 전통적 독한 이미지와 상충하며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 저도수 소주, 경쟁력 약화와 해외시장 확대
소주업계는 저도수 트렌드에 대응해 알코올 도수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롯데칠성 ‘처음처럼’은 16.5도에서 16도로,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후레쉬’도 16도로 조정했다. 과거 20도를 넘었던 소주는 발효주와 비슷한 수준이 되어 가성비 경쟁력이 다소 약화됐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K콘텐츠 열풍을 등에 업고 한국 소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주 수출액은 2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SNS를 통해 과일소주 칵테일 제조법이 활발히 공유되면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 소주와 젊은 세대, 변화하는 음주문화의 상징
결국 소주의 판매 부진은 단순한 시장 침체가 아니라, 세대별 음주 문화 변화와 연결된다. 과거 단체 회식과 강한 주류 소비를 중심으로 한 소주는 이제 젊은 세대의 홈술·적당한 음주 트렌드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저도수와 RTD, 다양한 과일 맛을 접목한 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공략이 소주업계의 전략이지만, 한국 내 전통 소주의 상징성과 매출 회복 사이에는 균형을 찾는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