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코앞인데 어쩌나…작년보다 상황 처참하다는 가을 제철 '이 과일' 주산지

2025-09-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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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 피해에 폭염, 일소까지 겹쳐 극심한 흉작 맞아

홍시로 만들어 먹으면 맛이 훌륭한 가을 제철 과일 대봉감의 주산지인 전남 영암의 과수농가가 지난해보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도 흉작이었는데 올해는 저온 피해에 폭염, 일소 등 이상 기후가 끊임없이 겹치면서 피해가 더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전국 최대 대봉감 산지인 전남 영암군의 대봉감 과수농가가 이상 기후에 따른 피해로 수확기를 약 두 달가량 앞두고 연일 시름을 앓고 있다고 농민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곳에선 지난 6~7월 대규모 낙과를 겪은 데다 남아 있는 열매마저 피해를 보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약 2만 평 규모의 대봉감 농사를 짓는 정 씨는 "일소 피해를 본 대봉감은 배나 사과와 달리 3~4일 내로 낙과한다"라며 "수확기 11월 초까지 두 달이나 남았는데 그때까지 제대로 된 열매가 달려 있는 게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매체에 호소했다.

다른 농가도 마찬가지였다. 금정농협에 따르면 농작물재해보험을 청구하기 위해 접수된 일소 피해 신고 건수는 지난달 26일 기준 300여 건에 달한다.

지난달 28일부터 현장 조사에 나선 김대권 손해평가인은 "10 농가를 조사한 결과, 농가별 피해율은 5~20% 수준으로 나타났다"라며 "이 지역에서 단감도 재배하는데 일소 피해로 인해 생장이 멈추거나 심한 경우 괴사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해 극심한 흉작을 겪은 대봉감 농가들은 올해에도 폭염 등 이상 기후가 이어진 탓에 수확량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지역 대봉감 농가들은 지난 6~7월 대규모 낙과로 인해 애초에 열매가 적게 달린 채 시작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3~4월 저온 피해로 나무가 약해진 상태에서 5월 말 수정 시기에 닥친 큰 일교차와 6월 이상 고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군 산림휴양과 관계자도 "작황이 나빴던 지난해 착과량이 평년보다 64% 감소한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20% 더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봉감을 수확하는 농민 / 연합뉴스
대봉감을 수확하는 농민 / 연합뉴스

실제 지난 7월 영암군에서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으로 대봉감이 대거 떨어지는 낙과 피해가 잇따랐다. 이런 유례없는 이상 고온 탓에 530 농가 중 500 농가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폭염이 지속되면서 감 한쪽이 비틀어지는 등 비정상적으로 생육 돼 버려지는 감들도 속출했다.

낙과 원인은 이상 고온과 일교차 등 급격한 온도 변화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영암 대봉감은 지난 5월 25일 전후 수정이 이뤄졌고 일주일 뒤부터 낙과가 시작됐다. 그러다 지난 6월 5~7일 10~30도에 이르는 큰 일교차와 13~21일 164.5mm의 비로 뿌리 기능 저하 및 호흡 불량, 수분 스트레스 등이 발생하며 낙과 피해가 커진 것으로 군은 분석했다.

이에 군은 전남도를 통해 산림청에 재해를 보고하고 재해 인정을 요청, 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농업기술센터와 떫은감자조금협회에 농가 기술지원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일소 피해까지 또 터지며 수확까지 얼마 안 남은 농가에서는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피해가 재해로 인정된다고 한들 농가가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재해복구비로 지급되는 농약대는 '1작기 1회'만 지급된다. 만약 봄철 이상저온과 7월 집중호우로 농약대 지급을 이미 기다리고 있다면 이번 일소로 인한 농약대는 추가로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현행 농작물재해보험이 현실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씨는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이 반복되면서 피해율 산출 기준이 되는 착과량이 너무 적게 산정되고 있어 보상에 한계가 있다"라며 "또 일소 피해 인정 기준(적과 후 착과수의 6% 이상)을 없애고 실제 피해가 발생한 만큼 보상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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