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1.9% 찍고도 조기종영…'선덕여왕'과 겨뤘던 한국 드라마 넷플릭스 공개

2025-09-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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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하사극 '자명고'

2009년 방영됐던 SBS 월화드라마 '자명고'가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드라마 '자명고' 39화 일부. /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드라마 '자명고' 39화 일부. / 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자명고'는 2009년 3월 10일부터 7월 21일까지 SBS에서 총 39부작으로 방영된 사극이다.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 이면에 숨겨져 있는 여성 영웅 자명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는 배우 정려원, 박민명, 정경호 등 현재 많은 드라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드라마의 제목인 '자명고'는 본래 낙랑에 있었다고 알려진 전설적인 북으로 이름처럼 스스로 울려 적의 침입을 알렸다. 이때 드라마는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의 설화에서 출발해 이 자명고가 사실 북이 아니라 낙랑 공주의 배다른 여동생이었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정려원은 드라마 타이틀롤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자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자명은 낙랑국의 왕 최리와 모하소 사이에서 태어난 왕녀이자 구국의 신탁을 받은 영웅이다. 적국인 고구려의 왕자 호동(정경호)을 사랑하지만 조국을 위해 결국 그에게 칼을 겨누게 된다.

정경호는 미려한 외모와 기품을 가지고 큰 야망을 품은 호동 왕자로 역할했다. 자명과 라희(박민영) 사이에서 사랑과 갈등을 겪으며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된다.

박민영은 자명의 의붓동생인 낙랑공주 '라희'로 분했다. 거친 운명의 자명과 다르게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 대비를 이루는 인물이다.

이외에도 '자명고'에는 문성근, 이주현, 홍요섭, 이미숙, 이원종, 김성령 등 당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뭉쳤다.

드라마 '자명고' 포스터. / SBS
드라마 '자명고' 포스터. / SBS

이 드라마는 기존 사극과는 차별화된 여성상을 표현해 주목을 끌었다. 실제 정려원은 승마와 검술 등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였으며 촬영 중 낙마사고도 무릅쓰며 열연을 펼쳤다. 여성 주인공의 능동적인 면모를 부각시킨 드라마는 여성 캐릭터의 확장을 그려내는 시도로 의미 있었다.

또한 드라마는 CG 작업을 통해 화려한 영상미 구현에도 노력했다. 위험이 닥치면 스스로 우는 자명고의 모습, 자명공주와 낙랑공주의 검술 대결 등에 CG를 활용해 무협 영화 같은 역동적인 볼거리를 선사하고자 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22회차에 11.9%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50부작에서 39부작으로 이야기를 축소하며 조기종영했다. '자명고' 초반에는 방영 당시 30%에 육박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MBC '내조의 여왕'에 밀려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웠고 이후에는 '선덕여왕'까지 이어지며 시청률 부진을 탈피하기 어려웠다.

‘자명고’는 2025년, 종영 후 16년 만에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공개됐다. 최근 국내 방송가에서 막대한 제작비와 세트 구축의 어려움으로 본격적인 사극 제작이 크게 줄어든 현실 속에서, 신선한 상상력과 여성 주인공의 능동성을 강조했던 작품은 오히려 재평가될 수 있다. 과거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다시 만나는 ‘자명고’가 지금의 드라마 팬들에게는 또 다른 매력과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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