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다 먹는 건데…추석 앞두고 가격 11% 치솟아 난리 난 '필수 식재료'
2025-09-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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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11% 급등한 국민 식재료...소비자 부담 가중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한국인의 주식인 필수 식재료의 가격이 11%나 급등해 정부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그 정체는 바로 '쌀'이다.

정부는 현재 대형마트에서 시행 중인 쌀 20㎏ 구매 시 3000원 할인 혜택을 최대 5000원까지 늘리는 등 서민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일 발표한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 조사에 따르면, 농축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뛰었다. 이는 작년 7월 6.2%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증가율 1.8%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쌀값 폭등의 배경에는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 유통업체들의 원료 부족 현상이 있다. 신곡 출하 시기를 맞아 지난해 충분한 벼를 비축하지 못한 업체들이 원료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 경쟁이 격화된 결과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 부족으로 원료벼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쌀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통계청 집계를 보면 8월 25일 기준 산지 쌀 가격이 80㎏당 평균 21만 8520원을 기록해 8월 15일 대비 1.8% 올랐다.

정부는 즉시 공급 확대에 들어갔다. 보유 양곡 3만톤을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9월 말까지 쌀로 가공돼 시장에 모두 풀릴 예정이다.
소비자 지원책도 확대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은 소비자 쌀값에 신경 쓸 타이밍"이라며 "연간 계약으로 가격 영향을 덜 받는 급식업체보다 일반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이 더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축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전년 대비 7.1% 상승한 가운데 한우는 작년 공급 과잉으로 8월 소매가격이 연중 최저를 기록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현재 한우 가격은 회복 추세지만 평년 대비 여전히 낮은 편이다.
돼지고기는 해외 가격 급등이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산 돼지고기 도매가가 작년 ㎏당 1.20달러에서 올해 2.51달러로 두 배 이상 뛰면서 국내산 수요가 늘어났다. 정부는 9월 중 도축 물량 증가로 점진적 안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계란 역시 소비 확대와 산지가격 인상으로 값이 올랐다. 가공식품은 커피,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여파로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반면 채소·과일류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배추는 8월 하순 폭염으로 출하량이 일시 감소했지만, 정부가 비축 물량 3만 5500톤을 투입해 가격을 잡았다. 추석 출하 면적도 작년보다 30% 이상 확대됐다.
무·당근·양배추 등은 생산량 증가로 오히려 가격이 내렸다. 사과·배는 폭염으로 출하가 지연됐지만 생육 회복으로 추석 물량은 전년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연중 농축산물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추석을 앞두고 관련 부처와 함께 '농축산물 성수품 공급대책 및 대규모 할인지원 방안'을 이달 중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이상기후와 복잡한 유통체계가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유통단계 축소와 생산·수급 연계 유통체계 개선 방안도 연내 수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대응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국민 세금으로 매번 사후 수습하는 것보다 쌀 생산량과 소비량을 미리 정확히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정부 비축미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농축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주요 품목별로 수급 상황 및 리스크 요인을 상시 점검하고, 연중 수요가 가장 많은 추석 명절에 대비해 성수품 공급대책 및 대규모 할인지원 방안을 9월 중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