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도, 돼지고기도 아니다…가격 45.6%로 미친 듯이 상승한 '뜻밖의 식재료'
2025-09-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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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 1.7% 기록…농축수산물은 13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휴대전화 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1.7%를 기록했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13개월 만에 최대폭인 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소비쿠폰의 물가 영향이 크지 않다며 이달 중 성수품 물가 안정 등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7%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6월부터 두 달간 2%대를 기록하다가 3개월 만에 1%대로 내려갔다.
1%대로 내려간 데는 SK텔레콤의 통신 요금 일시 인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휴대전화 요금은 전년 동월보다 21.0% 급락했는데 이는 코로나 팬데믹 때 전 국민에 통신비 2만 원을 지원했던 2020년 10월 이후 최대 폭이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한 달간 전체 가입자의 통신 요금을 절반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다만 먹거리 물가는 급등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수산물은 1년 전보다 7.5% 올라 2023년 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축산물도 7.1% 뛰어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가장 상승폭이 큰 품목은 찹쌀(45.6%)로 나타났다. 그 외에 복숭아(28.5%), 고등어(13.6%), 쌀(11.0%), 돼지고기(9.4%), 국산 쇠고기(6.6%) 등도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4.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과일류 중 사과, 배는 폭염에 따른 생육 지연으로 출하가 늦어졌다. 배추는 지난달 하순 폭염으로 출하량이 일부 감소했지만 정부 가용 물량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시장에 공급해 가격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쌀은 햅쌀 출하를 앞둔 상황에서 재고가 부족한 산지유통업체의 경쟁이 심화해 전년 동월보다 11% 상승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정부양곡 3만t을 대여 방식으로 산지 유통업체에 공급 중이다. 이 쌀은 이달 중으로 전량 시중에 방출된다.
아울러 정부는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지난달 1일부터 실시한 소비자 쌀값 할인 행사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 할인 금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20kg 기준 3000원 할인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할인 금액을 4000~5000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지금은 소비자 쌀값에 신경 쓸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량의 쌀 구매 계약을 연간 단위로 시행해 가격 인상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급식 업체 등보다 일반 소비자나 소상공인 부담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축산물은 한우의 기저 효과, 돼지고기 국제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 7.1%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한우 공급량을 확대하고 자조금 및 주요 유통업체와 협업해 한우·한돈 할인 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소비쿠폰이 축산물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지적에 관해 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지만 회복세가 강하지 않은 상황이라 소비 쿠폰, 추경 물가 상승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다만 소비 쿠폰 등 내수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일부 품목에 소비가 몰려서 가격 불안을 초래하지 않도록 농식품부 등 관계 부처하고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먹거리 가격을 잡기 위해 이달 안에 성수품 물가 안정 대책 등 추석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먹거리 품목별 가격 동향과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주요 성수품 수급 상황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비축 물량 공급, 할인 지원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먹거리 물가 안정에 만전을 기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또한 가뭄으로 급수난을 겪고 있는 강릉 등 강원 지역에서 배추와 감자 등 고랭지 작물 생육에 차질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배추는 잔여 정부 가용 물량 1만 7000t을 공급하고 병해충 방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감자도 계약재배 물량 출하를 하루 50t에서 60t으로 늘리고 수입(1000t), 가을 감자 수매·비축(1000t)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