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한 대위, 호수까지 총기 가져갈 동안 아무도 몰랐다

2025-09-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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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내부 총기 관리의 맹점, 무방비로 노출된 위험
묵인된 보안 사각지대, 충격적인 총기 유출 실태

육군 대위가 총상을 입은 채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발견되면서, 군 내부 총기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건은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군 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총기가 부대 외부로 이동하는 동안 아무도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오전 6시 29분쯤 대구 수성구 수성못 화장실 뒤편에서 육군3사관학교 소속 30대 A 대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대위는 사복을 입고 있었고, 머리에 출혈이 있으며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의 곁에서는 군용 K-2 소총과 유서가 발견됐다. 군 당국은 현장에서 총기를 회수했으나, 사건 전까지 총기 반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조사 결과 A 대위는 평소 실탄을 소지하지 않는 훈육 장교 보직임에도 불구하고 생도용 K-2 소총과 실탄을 가지고 사건 현장까지 이동했다. 해당 부대에서 사건 발생 장소까지 직선거리로 약 38km에 달했지만, 군은 이동 경로나 소지 총기에 대한 어떠한 감시나 제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총기 반출 사실을 사고 전까지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과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실탄의 출처와 유출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군 총기 관리 문제를 지적하며,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훈육 장교가 아무런 제재 없이 총기와 실탄을 부대 외부로 이동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육군 전 부대에 대한 총기 관리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경북 영천의 사관학교에서 근무하는 육군 교관(30대·대위)이 2일 오전 검은색 가방에 K-2소총을 담고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일대를 걸어가고 있다. / 뉴스1
경북 영천의 사관학교에서 근무하는 육군 교관(30대·대위)이 2일 오전 검은색 가방에 K-2소총을 담고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일대를 걸어가고 있다. / 뉴스1

이번 사건은 단순 사망 사건을 넘어, 군 내부에서 총기 관리와 통제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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