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합의금도 거절...황의조 '불법 촬영' 피해자가 간곡히 호소한 한 가지

2025-09-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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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에 불법 촬영 피해 당한 여성, 수억원대로 추정되는 거액 합의금 제안 거절

축구선수 황의조(32)에게 불법 촬영 피해를 당한 여성이 수억원대로 추정되는 거액 합의금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며 재판부에 엄중한 처벌을 간절히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 / 뉴스1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 / 뉴스1

3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내일(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황의조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피해자 A씨 측이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합의 거부 의사를 재차 명확히 밝혔다. 황의조가 지난해 11월 공탁한 금액이 2억 원인 만큼, A씨는 그보다 큰 금액의 합의금 제안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 측 법률대리인은 의견서에서 "금전적 배상은 처음부터 바란 적이 없다"며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2차 피해로 극단적인 선택을 언급할 정도로 피해를 본 상황으로, 원심에서 인정하지 않은 피고인이 입힌 2차 피해를 인정해주시고 피고인의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공탁을 제한적으로 평가하여 주시기를 간곡하게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 A씨 측은 황의조의 2차 가해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재판부의 엄중한 판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조가 영상 유포자와 합의하도록 압박했고, 유포자 가족에게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노출시켰으며, 보도자료를 통해 신상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황의조는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여성 2명과의 성관계 장면을 상대방 동의 없이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 6월 황의조가 자신의 형수를 협박 혐의로 고소하면서부터였다. 황의조는 자신의 사생활 사진과 동영상이 SNS에 유포됐다며 유포자인 형수를 고소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오히려 황의조의 불법 촬영 행위가 밝혀졌다.

지난 2월 14일 1심 재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황의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4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이용해 성관계 장면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하고 범행 횟수와 촬영물의 구체적 내용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의조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과 상당한 금액을 공탁한 점, 제3자에 의해 촬영물이 SNS에 유포됐으나 황의조 본인은 유포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점을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1심 판결 직후 A씨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황의조는 첫 기일에서 돌연 자백과 반성을 한다고 했고, 두 번째 기일에선 기습공탁이 이뤄졌다"며 "오늘 그 부분이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됐는데 기습공탁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이 가해자에게) 얼마나 너그럽고 피해자의 상처에 얼마나 이해도가 낮은지 보여주는 전형적 판결"이라며 "해괴하고 흉측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축구선수 황의조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1심 선고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 뉴스1
축구선수 황의조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1심 선고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 뉴스1

이후 검찰과 황의조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 7월 24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동일한 징역 4년을 다시 구형했다. 검찰은 특히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영상통화 중 녹화 행위에 대해 재판단을 요구했고, 기습 공탁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치유되지 않았다. 황의조는 용서받지 못했다. 황의조는 당초 범행을 극구 부인했는데 이런 행동이야말로 2차 가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황의조는 국민적 응원과 지지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로 양형에 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양형 기준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황의조는 최후 진술에서 "경솔하고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자분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현재까지도 양측의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A씨 측이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 2일에는 황의조 측도 변론요지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막판까지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조정래)는 4일 오후 황의조에 대한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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