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격파…한국 축구 미래, 예상 못 한 '깜짝 대승' 소식 전했다
2025-09-04 07:40
add remove print link
U-23 아시안컵 예선 첫판 마카오 5-0 대파
정재상 전반 14분 선제 결승 골, 후반 4분 추가골
한국 축구의 미래라 불리는 22세 이하(U-22) 대표팀이 출범 이후 첫 공식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첫 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며 대승을 거뒀다. 결과만 놓고 보면 객관적 전력 차가 존재했던 경기였지만, 그럼에도 선수 개개인의 활약과 팀 전체가 보여준 에너지가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3일 인도네시아 시도아르조의 겔로라 델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J조 1차전에서 한국은 마카오를 상대로 5-0 완승을 거뒀다. FIFA 랭킹 192위의 마카오는 전력상 열세였지만, 한국은 방심하지 않고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전반 14분, 대구 소속 공격수 정재상이 선제골을 뽑아내며 흐름을 주도했고, 이후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정재상은 후반 4분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멀티골을 기록, 팀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 서재민(서울 이랜드), 강성진(수원 삼성) 등이 득점 릴레이에 가세하며 무려 다섯 골을 합작했다.
사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세밀한 마무리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내려앉으면서 공격이 다소 답답하게 풀리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첫판부터 결과를 확실히 가져왔다는 점에서 팀 전체가 자신감을 얻었고, 새롭게 출범한 이민성호의 색깔도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J조에 속한 한국은 마카오, 인도네시아, 라오스와 경쟁한다. 이번 승리로 조 선두에 오른 한국은 남은 두 경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히 같은 날 열린 인도네시아와 라오스의 경기에서 두 팀이 0-0으로 비기면서 한국은 더욱 여유 있게 예선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면 곧바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만큼, 한국은 남은 경기에서 조금 더 전략적이고 안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AFC U-23 아시안컵 예선은 총 44개 팀이 출전해 4개 팀씩 11개 조로 나뉘어 치러진다. 각 조 1위 11개 팀과 2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본선에 오르게 되며,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총 16개 팀이 본선을 꾸린다. 본선은 2026년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이번 대회는 올림픽 출전권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입장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 축적과 자신감 확보 차원에서 의미 있는 무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뒤, 이번 대회를 통해 첫 공식 시험대에 올랐다. 그의 임기는 2026 AFC U-23 아시안컵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그리고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이어진다. 특히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은 대표팀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이 감독은 출국 전 “3전 전승으로 본선에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으며, 그 첫걸음을 5골 차 대승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축구는 최근 세대교체 과정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해 왔다. 지난해 황선홍 감독 체제에서 나섰던 2024 U-23 아시안컵에서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하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이 끊겼다. 충격적인 결과 이후 한국 축구는 다시 한 번 도약이 필요했다. 이번 예선 첫판의 대승은 단순히 승점 3점을 넘어, 팬들에게 다시 희망을 안겨준 상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J조에서 가장 큰 경쟁자로 꼽혔던 인도네시아가 첫 경기에서 라오스와 비기면서 상황은 한국에 한층 유리해졌다. 오는 6일 라오스, 9일 인도네시아와의 연전을 앞둔 한국은 경우에 따라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민성 감독은 “승리에 방심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초심을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대표팀은 단순히 본선행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세 경기 모두 이기며 자신들의 전력을 증명하려 한다.

팬들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록 상대가 마카오였다는 점에서 평가를 유보하는 시선도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보여준 자신감과 투지는 분명 반가운 신호다. 무엇보다 정재상을 비롯한 신예들의 활약은 한국 축구가 여전히 재능의 저수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첫판부터 터진 5골 대승은 단순한 스코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단절과 실패를 경험한 한국 축구가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U-22 대표팀의 시원한 출발은 팬들에게 ‘깜짝 대승’ 그 이상의 희망을 전했다.
◇ 2026 AFC U-23 아시안컵 예선 전적
▲ J조 1차전(3일·인도네시아 시도아르조 켈로라 델타 경기장)
한국 5(2-0 3-0)0 마카오
△ 득점 = 정재상(전14분·후4분 PK) 박승호(전49분) 강성진(후13분) 서재민(후43분·이상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