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폭망한 줄 알았는데…올해 500톤 수출 소식 전해진 '특급 과일'

2025-09-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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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3년 연속 브랜드 대상 받아
11월까지 연간 500t 규모 수출 추진 계획

80%에 달하는 배 가격 폭락으로 추석을 앞두고 전국 배 농가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 순천시의 낙안배가 올해 대만 첫 수출길에 오르며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과수원에 핀 배꽃 / 연합뉴스
과수원에 핀 배꽃 / 연합뉴스

전남 순천시는 지난 3일 낙안배영농조합법인수출선별장에서 '2025년 순천 명품 낙안배 대만 수출 기념 상차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상차식에는 순천시를 비롯해 낙안배영농조합법인과 순천농협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해 낙안배의 대만 첫 수출을 축하했다.

올해 순천 낙안배 수출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순천시는 대만을 포함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로 오는 11월까지 연간 500t 규모의 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낙안배는 풍부한 일조량과 비옥한 토양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재배된다. 순천시는 낙안배의 수출 품질 유지를 위해 공동 선별·출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구온난화 등 이상 기후로 인한 신선도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선별장을 증축하는 등 품질 관리 기반을 강화했다.

순천 배 농가 / 뉴스1
순천 배 농가 / 뉴스1

지난 4월에는 '2025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시상식에서 배 부문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낙안배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브랜드 대상을 받으며 지역 수출 효자 품목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배로서 입지를 다졌다.

낙안배는 2002년 인도네시아와 대만 등지에 195t 수출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수출 실적을 올리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선별에서 출하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공동 관리와 소비자 리콜제를 시행함으로써 품질의 우수성 역시 인정받았다.

시 관계자는 "이번 상차식은 순천 농수산물의 글로벌 경쟁력과 수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고품질 농산물 수출을 통해 지역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해외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매대에 진열된 배를 살펴보는 시민 / 뉴스1
시장에서 매대에 진열된 배를 살펴보는 시민 / 뉴스1

추석 특수 기대했지만 가격 80% 폭락…궁지 몰린 배 농가들

한편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 과일이자 대표적인 추석 선물인 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전국 배 농가에서는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맘때쯤 배 한 상자에 최대 13만 원까지 거래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15kg 한 상자 기준 5만 5000원에서 6만 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상자당 보통 7~8만 원은 나와야 수익이 남는데 지금은 그보다 훨씬 낮게 책정돼 마진이 거의 없다는 게 농가의 입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2024년산 배의 15kg당 도매가격은 3만 1597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 동월 16만 8763원과 비교하면 80% 넘게 폭락한 수준이다. 그 전년도 가격인 4만 8000여 원과 비교해도 떨어진 셈이다. 또 평년 도매가격인 8만 884원과 비교해도 한참 떨어진다.

올해 배 가격이 폭락한 이유는 지난해 저장한 배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등했던 것을 바탕으로 올해 추석 특수를 노렸던 농민들이 이번에도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최대한 배를 많이 저장해 놨다가 가격 폭락을 맞았다는 것이다.

실제 2023년 일소 피해(과수에서 열과 햇볕 때문에 과일이 데이듯 상하는 현상)로 배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일부 농가가 저장한 배를 비싸게 팔아 한 상자 가격이 15~20만 원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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