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조국에게 "성비위 문제 알고도 침묵했나" 물었더니...
2025-09-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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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찰에서 말고, 다음에 기회를 갖겠다"
조 원장은 이날 자신의 특별사면을 청원했던 진우스님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탐진치(貪瞋癡 탐욕·분노·무지)에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수감 생활은) 수행하고 허물이 뭔지 뒤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여러분들이 마음 모아줘서 내가 세상 밖으로 빨리 자유를 얻게 된 게 아닌가 싶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가르침을 주면 계속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미정 혁신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성비위와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다. 강 대변인은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저는 오늘 혁신당을 떠난다. 광야에서 춥고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될지라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 정권교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내란종식이라는 격랑 속에서도 목표가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그 길 위에서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 기구 설치 요구는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했다. 이어 "사건이 접수된 지 다섯 달이 돼 가는 지금까지도 당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그 어떤 것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이뤄져야 했을 피해자 보호와 회복이 외면당하는 사이 피해자들은 당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제가 더는 기다릴 수 없음을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혁신당 소속 한 당직자는 상급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은 해당 인물을 분리 조치했지만, 피해자는 조치가 미흡하다며 지도부를 비판해 왔다. 이 사건 외에도 다른 성비위와 직장 내 괴롭힘, 2차 가해 등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강 대변인은 '조 원장에게 상황이 보고됐나'라는 질문에 "수감된 기간 동안 함께 연대하는 당원들이 편지로 소식을 전했고, (구치소에서) 나온 후에도 해당 사실에 대해 자세히 전한 것으로 안다"며 "8월 15일 전후에도 당의 입장 변화가 없었고, 조 원장으로부터 지금까지 다른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말씀하시지 않는 그 침묵도 제가 해석해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조 원장을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