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님, 저 박지원입니다”···두 번 불렀지만 '외면'

2025-09-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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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면' 최선희 외무상도 아는 척 안 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중국 전승절 참석을 마치고 귀국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님, 저 박지원입니다”라고 불렀지만 외면당했다고 현장 후일담을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 외에 최선희 북한 외무상 또한 현장에서 자신을 모른 척했다고 털어놨다.

박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 위원장이) 뒤도 안 돌아보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가서 뒷좌석에서 ‘김정은 위원장님, 저 박지원입니다’ 이렇게 두 번 얘기했다”며 “한 3보, 4보(거리였다). 그런데 북측 경호원들이 막아서 (김 위원장이) 뒤도 안 돌아보더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딱 봤는데 외면하더라”고 뒷이야기를 추가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함께 방중한 같은 당 박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박 의원이 (최 외무상과) 구면이어서 ‘최선희 외무상’ 이렇게 불렀는데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그동안 몇 년간을 남북이 긴장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김 위원장·최 외무상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 특사를 해본 경험에 의거하면 (양측 관계가) 결코 나쁘지 않다”며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할 때보다 훨씬 더 분위기가 나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악수한 그 자체, 그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또 제가 가서 최 외무상과 김 위원장을 부른 것은 남한에서 진짜 대화하고 싶다는 것을 (북측에) 전달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현재는 국회의장)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청와대 페이스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현재는 국회의장)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청와대 페이스북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박정 의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 의장이 '7년 만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고 하자 '네, 반갑습니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박정 의원은 김 위원장의 말이 '네'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반갑습니다' 정도는 한 데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김 위원장이 우 의장에게 나름 성의를 보였다는 것이다.

실향민 출신 우 의장은 2018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 함께 술을 마신 인연이 있다. 당시 우 의장은 "황해도에 계신 누님 두 분을 102세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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